근로자 파견법 폐지 및 직업안정법 개정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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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근로자파견법의 문제점과 직업안정법 개정방향'이라는 제목의 한국노총 정책토론회(2002년 11월 20일)의 기조발제문을 요악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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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근로자 파견법은 1998년 경제위기의 시점에서 정리해고법과 함께 처리되어 신중한 검토기간을 거치지 않은 채 제정되었다. 그 결과 근로자 파견법이 가져올 결과에 대하여 노동조합운동이 아무런 제도적 준비나 대책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4년이 지났다. 4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근로자 파견법에 대해서는 폐지인가, 부분 개정인가에 대한 논의들만이 무성했을 뿐, 근로자 파견법과 기타 비정규직 관련 입법과의 관련속에서 파견법의 대책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은 먼저, 지난 4년간 근로자 파견법의 시행 이후 나타난 파견노동 현황을 살펴보고, 다른 제도와 관련지어 노동자 파견의 문제점들을 재정리하고자 하였다. 노동자 파견의 문제점은, (1) 임금의 중간착취 (2) 하도급을 위장한 불법 파견 (3) 등록형·모집형 파견과 직업소개 간 무차별성 (4) 허용 외 직종에서 불법파견 성행 (5) 사용주 책임의 회피 (6) 파견노동자의 노동 3권 보장 (7) 노조활동과 관련된 사용사업주의 파견계약 해지 (8) 감시감독의 장치 결여로 요약할 수 있다. 이것들은 상호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그 대책마련도 단순히 근로자 파견법의 부분 개정이나 완전폐지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노동자 파견 문제는 단지 파견법의 존폐 여부가 아니라, 하도급 관계와 직접고용 단기계약 등 다른 형태의 비정규직 고용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하며, 더 나아가 한국노동시장이 추구해야 할 고용안정의 모습과 관련돼 있다. 인력공급사업 영역에 민간부문의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직 불안정 노동자 계층에 대한 부당한 노동계약이나 중간착취문제를 합법 영역으로 끌어내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때 긍정적일 수 있다.  

이 글은 근로자 파견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도급, 여타 비정규 고용 형태에 관한 법제도뿐만 아니라 유료 직업소개, 근로자 공급과 같은 고용관련제도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직업안정법의 대폭적인 개정이 요구된다. 

이 글은 현행 근로자 파견법의 폐지와 직업안정법 개정으로의 해결을 모색하는 문제제기 성격의  글로서, 향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하여 수정 보완된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기원해 본다. 

2. 근로자 파견의 현황과 문제점

1) 하도급을 대체하는 불법 근로자 파견

근로자 파견법에 의해 허가를 받은 파견업체는 1998년 789개에서 2001년 현재 1,257개로 늘어나 4년간 59.3% 증가하였다. 이중 한 명이라도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는 파견실적업체는 전체 파견업체의 70%에 불과하다. 이는 파견허가업체의 약 30%가 실제로는 한 명의 근로자도 파견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해마다 전체 파견업체의 약 30%가 근로자 파견이 없는 무실적업체이며, 15.2%가 한 개의 사용사업체에만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어 법에 정한 허가기준의 위반을 하고 있다. 이는 파견업체의 상당수가 기업계열형 파견업체로서 인력 공급을 주목적으로 하는 하도급업체를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파견법의 규제 혹은 완화 등의 정책대안은 인력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하도급업체와의 대체성을 고려해야 한다. 

2) 단순 미숙련 인력의 상시적 활용

현재 ‘합법적인’ 파견업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은 5만 8천여명이다. 이중에서 92.4%가 26개의 상시적 업무에 종사하고 있고, 7.6%가 일시적 간헐적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전문기술직종보다는 비서 등의 사무직과 단순노무직의 분포가 높고, 후자는 95%가 단순노무직에 분포하고 있다. 이는 산업이 요구하는 전문직종의 인력수급 원활화라는 근로자 파견법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근로자 파견이 사용사업체의 외부화, 혹은 외주하청화 수단으로써 단순 미숙련 노동력을 공급하는데 치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3) 파견노동자 고용기간의 사용사업주 결정

파견업주와 파견노동자의 고용관계는 보통 2년 이하의 고용계약을 맺는데, 이는 사용사업체에 대한 파견기간이 최장 2년 미만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견노동자들은 파견사업주와 단기계약을 맺고, 사용사업체에 단기로 파견되는 이중적인 단기 고용에 처하게 된다. 

자료에 의하면, 파견업주와 1년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는 상용노동자들의 비중이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대폭 늘었다. 이것은 파견 근로자가 파견업주와 기간을 정하지 않은 채 고용계약을 맺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며, 사용사업체의 파견노동자 활용기간이 2년 미만으로 고착되면서 상시화되고 있는 경향에 따른 것이다. 

상용노동자 비중 증가를 파견노동자의 고용안정성이 상대적으로 강화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사용사업체가 필요한 내부인력을 파견법의 테두리내에서 ‘상시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것은 파견노동자의 고용기간이 파견업주의 자율성보다는 사용사업주의 필요성에 의해 결정됨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에 대한 규제의 성격이 파견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4) 등록형 모집형 파견과 직업소개의 무차별성

전체 파견업체의 약 30%가 근로자 파견이 없는 무실적업체이며, 파견노동자 중에서 3개월 미만의 파견기간이 17.7%, 3~6개월의 파견기간이 13.4%로 나타났다. 무실적업체의 비중과 초단기 파견기간을 갖는 파견노동자들의 비중은 직업소개에 가까운 등록형·모집형 파견의 성격을 보여준다. 실제로 3개월 미만의 파견노동과 직업소개의 수수료는 모두 3개월간 임금의 1/10을 수취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등록형·모집형 근로자 파견과 직업소개의 차별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5) 중간착취 메커니즘에 대한 사용사업체의 책임성

2001년 파견노동자의 임금 평균은 91만원 수준이며, 일시 간헐적 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의 임금은 77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에 크게 밑돌며, 임금의 상승률도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어, 파견노동자는 시장임금과는 다른 임금결정 메커니즘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임금결정 메커니즘은 사용사업체와 파견업주간의 관계로부터 나타나며 중간착취의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파견업주가 사용사업체와 체결하는 파견계약단가를 100으로 볼 때 직접 임금비용은 약 70% 수준이며, 파견업주가 파견노동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다한다면 사회보장 등으로 약 20%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세금을 포함한 파견업주의 이익은 약 10%내에 불과하게 되는데, 파견업주들은 사용사업체와의 계약 성공을 위해 파견단가를 낮추려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단순노무직 관련 파견노동자의 임금수준이 최저임금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파견단가의 인하와 저임금은 파견업주의 비용부담을 높이는 원인이 되며, 따라서 파견업주는 파견노동자의 임금을 인하하거나 사용자 부담을 회피함으로써 임금을 중간 수취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파견업체들의 80% 이상이 근로자 파견 실적이 없거나 50인 미만의 소규모 영세성을 갖는 파견업체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파견노동을 통한 중간착취의 문제는 근원적으로 사용사업체의 사용자 책임 회피로부터 나타나는 것이다. 

6) 파견근로와 직접 고용 비정규직의 대체성

근로자 파견 및 인력공급 목적의 하도급과 직접 고용 비정규직의 관계는 대체관계에 있다. 양자의 공통점은 고용조정의 용이성, 인건비 절감, 일시적 업무증감에 대한 대처, 정규직 채용의 선별 등을 둘 수 있으되, 그 중요한 차이점은 사용자 책임의 회피에 있다. 사용사업체들은 파견 혹은 인력공급 목적의 하도급을 선택함으로써 (1) 모집, 채용, 관리비용의 절감, (3) 기업내 정규직에 대한 비정규직 균등 대우의 회피, (3) 임금인상 압력 등 노조 효과 회피 등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용주 책임의 회피로 인해 사용사업체가 얻을 수 있는 편익이 필요한 노동자를 직접 고용했을 때보다 크지 않다면, 사용사업체들은 스스로 파견근로에 대한 수요를 줄일 것이다.  

7) 단순 미숙련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일관된 정책기조

파견법의 문제는 한국사회 내부의 단순 미숙련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일관적인 정책기조 하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파견노동, 단기 고용계약, 저임금 노동력, 미숙련 노동력, 외국인 노동력은 대체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계층에 대한 관련 정책에서 어떤 부분을 규제하는가에 따라 나머지 계층의 고용과 임금수준이 변동하게 된다. 이들에 대한 고용정책 및 임금정책이 일관적이지 않다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및 서비스부문의 저임금 기능인력 공동화, 무분별한 외국인력의 도입 및 불균등 처우의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3. 직업안정법 개정의 근거와 내용

1) 직업안정법 개정의 근거

이상에서 나타난 근로자 파견의 문제들과 고려사항들은 근로자 파견법의 전면적 확대나 부분적 조항의 개정으로는 달성될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이다. 이상의 내용들은 근로자 파견만이 아니라, 직업소개, 인력수급 목적의 하도급관계, 단기 고용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 등의 문제와 관련돼 있다. 따라서 일관된 정책기조 하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법률의 총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근로자 파견, 단기 고용, 단시간 노동, 특수고용 등 비정규직 관련 법제 재정비는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이며, 직업소개, 근로자 파견, 하도급, 근로자 모집 및 공급에 관한 사항들은 기존의 직업안정법에 해당되는 사항들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근로자파견법의 제 문제들은 직업안정법의 개정 논의 속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 파견은 본래 근로자 공급사업에 속하는 것으로서 중간착취 등의 문제점 때문에 직업안정법에 의해 금지되었던 것이었다. 또한 현행 직업안정법이 직업소개, 근로자 모집 및 근로자 공급과 관련된 사항들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 파견법과 관련한 내용들은 직업안정법의 개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들이 일관성을 갖도록 통폐합해야 할 것이다. 

직업안정법의 이념은 취업기회 제공, 산업에 필요한 노동력의 충족, 직업안정 도모라는 세 가지이다. (1) 취업기회의 제공은 구직자와 구인자간의 직업소개를 의미하며, (2) 산업에 필요한 노동력의 충족은 구인의 측면에서 원활한 노동력의 수급을 위한 것이며, (3) 직업안정 도모는 구직자의 입장에서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산업이 요구하는 원활한 노동력의 수급과 노동자의 고용안정, 그것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취업기회제공은 모두 ‘고용안정을 통한 지속적 성장’(이러한 3자의 활동을 통해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 직업안정법 제 1조)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직업안정법은 그 목적과 내용에 맞게 고용안정법으로 개칭될 필요가 있다. 

고용안정의 추구는 노동자의 측면에서 고용불안을 막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장의 원리에 따른 산업 노동력 수급의 원활화와 직업정보 및 소개 기능의 원활화를 통한 노동시장 기능 제고의 역할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고용안정의 추구는 본래 직업안정법의 세 가지 목적인 취업기회 제공, 산업에 필요한 노동력의 충족, 직업안정 도모에 부합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용안정법이 추구하는 고용안정 관련제도의 방향은 시장 원리에 따른 산업 노동력 수급의 원활화와 직업정보 및 소개기능의 원활화를 통한 노동시장 기능의 제고에 초점을 두며, 이 과정에서 자발적인 노동이동을 원활하게 해서 고용안정(job stability)을 추구하고, 고용불안(job insecurity)을 야기하는 각종 제도를 통합적으로 재규율하는 데 있다. 

따라서, 고용안정법에서는 기존의 직업안정법과 마찬가지로 취업기회 제공, 노동력 수급 조절, 고용안정 관련사항을 다루되, 그와 관련된 기존의 법제도를 통합적으로 규율하고자 한다. 고용안정법에서 다루는 기존의 법제도는 기존의 직업안정법에 규정된 내용을 포함하여 근로자 파견, 유료 직업소개, 파견과 도급 등의 구별, 근로자 모집 및 공급, 외국인 노동자의 모집 및 관리 등의 내용을 포괄하고자 한다. 
   
2) 고용안정법의 개정 내용

(1) 직업안정법의 고용안정법으로의 개정 및 균등 대우 조항

직업안정법을 고용안정법으로 개칭하고, 목적을 ‘균등하고 차별 없는 고용 기회 제공 및 고용 안정과 원활한 노동력 수급을 도모함’으로 하고, 균등처우조항에 성, 종교, 사회적 신분, 혼인여부 이외에 ‘고용형태’,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을 포함한다.

(2) 근로자 파견, 공급, 직업소개, 도급의 경계 규정 

현행법에서는 근로자 공급과 직업소개는 직업안정법에서 다루고 있는 반면, 근로자 파견은 근로자 파견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파견과 도급의 경계는 노동관계법이 아니라 민법에 의거하여 노동부 고시에서 취급하고 있다([표6] 참조).

본래 근로자 공급에 해당되어 불법화되었던 근로자 파견 및 도급, 직업소개의 경계의 모호성은 불법 파견과 위장 하도급, 직업소개에 가까운 근로자 파견을 합법화하는 문제를 양산해 왔다. 현행법에서 직업소개, 모집, 근로자 공급은 직업안정법에서 규정되고 있는 반면에, 문제시되고 있는 파견은 파견법에서 도급과 파견의 구별은 법률이 아닌 노동부 고시에서 취급되고 있다. 이는 파견법의 업종제한에도 불구하고 도급을 위장한 파견을 묵인하는 결과를 낳고 있어, 관련 법률의 통일적인 재정비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고용안정법에서는 근로자 파견, 하도급과의 구분, 모집 및 근로자 공급, 직업소개를 재정비한다. 그 재정비 절차는 다음과 같은 세 단계를 거친다. (1) 기존 직업안정법에 정의하고 있는 내용(제4조)에 근로자 공급, 도급, 직업소개, 근로자 파견의 정의를 분명히 하고, (2) 4자간의 구획과 경계를 명확히 한 후에, (3) 각 영역에서 그 법적 규제요건을 정하도록 한다. 

(3) 근로자 공급 사업으로서의 근로자 파견 규정

근로자 파견법은 일시적 사용이나, 전문, 기술, 경험을 필요로 하는 대상업무의 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상시적 사용, 단순노무직과 사무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이외에도 (1) 중간착취 문제, (2) 하도급을 위장한 불법 파견, (3) 등록형, 모집형 파견 등의 직업소개와의 무차별성, (4) 파견 허용 외 직종의 불법파견 성행, (5) 사용주 책임의 불명확성, (6) 파견노동자의 노동 3권 보장, (7) 부당노동행위 관련 사용사업주의 파견계약 해제 (8) 감시감독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근로자 파견법을 전면 폐지하고, 파견을 직업안정법의 근로자 공급의 일부로서 규제하는 것이다. 파견을 근로자 공급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고용관계와 지휘명령관계의 책임소재에 있다. 근로자 공급이 사용업주가 노동자에 대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와 지휘명령관계를 갖는데 비해, 근로자 파견은 고용관계와 지휘명령 관계를 분리하여 고용관계는 파견업주와 맺고, 지휘명령은 사용업주로부터 받는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용관계와 지휘명령관계가 실제로 분리가능한가의 문제이다. 고용계약은 사용자와 노동자가 사후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에 따라 노동력을 지불하기로 한 약정이다. 민법 655~663조에 따르면, 고용계약이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을 위하여 노무(勞務)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그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유상쌍무계약’이다. 따라서 지휘명령에 따라 노동력을 지불 받는 당사자가  곧 사용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따라 파견노동자가 고용계약은 파견업주와 하더라도, 실질적인 지휘명령에 따른 노동력 지불관계, 즉 실질적인 고용관계는 사용사업주와 있기 때문에, 근로자 파견은 곧 근로자 공급에 해당되는 것이다.

근로자 파견은 근로자 공급사업을 노조 이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직업안정법에서 근로자 공급사업을 제한한 취지는 제3자에 의한 임금의 중간수취 구조를 봉쇄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근로자 파견제도는 임금의 중간수취를 법적으로 가능하도록 허용한 제도이다. 원칙적으로 제3자의 임금의 중간수취구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영리적 목적의 근로자 파견을 폐지해야 한다. 

(4) 비영리적 목적에서의 근로자 파견 허용

근로자 파견법의 폐지 및 직업안정법의 개정이라는 대원칙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면 그것은 고용안정법에 의해서 규제되는 비영리적 목적의 근로자 파견으로 한정하여 고려할 수 있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노동 단체나 비영리 사회단체 등이 비영리 목적으로 노동자 공급 사업에 참여하거나, 전문, 기술, 기능, 경험을 가진 기존의 파견노동자와 같은 직접 이해당사자가 자기 권익 추구를 위하여 노동자 공급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할 경우에는 고용안정법에 의거하여 비영리적 목적에서의 근로자 파견을 허용하도록 규정할 수 있다. 단, 비영리적 목적의 근로자 파견은 근로자 공급에 해당되지만, 그 예외적 허용임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5) 등록형· 모집형 파견의 직업소개로의 전환 및 규제 재정비

직업소개에 가까운 등록형·모집형 파견업체에 대해서는 민간 직업소개로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등록형·모집형의 파견업은 기존 파견법의 목적과는 달리 주로 단순기능인력을 단기적으로 조달하면서, 직업소개 이상의 임금의 일부를 수취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특히 사용사업체들이 파견업체를 통한 단순 미숙련 인력을 활용하는 기간이 상시화되고 늘어날수록 등록형 혹은 모집형 파견업체의 임금 중간수취의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러므로, 근로자 파견법의 폐지 이후 기존의 단순 미숙련 인력을 주로 파견하는 등록형·모집형 파견업체들에 대한 민간 유료 직업소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 고용안정법에서는 현행 직업안정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유료 직업소개에 관련된 규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민간 유료 직업소개소의 신분요건과 절차 등을 완화하는 대신에, 시장, 군수, 구청장에 의한 등록제를 노동부 장관에 의한 허가제로 바꾸고, 제한이 없는 등록 유효기간도 3~5년간의 허가 유효기간으로 바꾸는 등의 요건 재정비가 요구된다.
 
(6) 위장 도급 및 불법 파견의 사용자 고용의제 

고용계약은 사용자와 노동자가 계약 이후 사용자의 지휘명령에 따라 노동력을 지불하기로 한 약정이다. 따라서, 지휘명령에 따른 노동력 지불을 받는 곳이 곧 사용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따라 (1) 고용안정법을 위반하여 영리적 목적으로 근로자 파견을 한 경우에는 불법 근로자 공급으로 간주하여 파견노동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2) 고용안정법에서 정한 불법 파견 및 위장 도급을 인정하여 법적 규제를 하는 경우에도 위장 도급 및 불법파견으로 인한 이익이 사용사업체에게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직접적인 고용책임을 부과해야 한다.

4. 결론

이 글의 요지는 현행 근로자 파견법을 폐지하고, 그동안 근로자 파견을 통해서 나타난 문제들을 관련 비정규 입법과 직업안정법의 대폭적인 개정 보완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근로자 파견법의 입법 취지가 단순미숙련 인력에 대한 임금의 지속적인 중간수취구조나 사용사업주의 책임에 대한 면제부가 아니라면, 인력수급구조의 원활화를 위한 민간 경쟁체제의 도입은 현행과 같은 근로자 파견이 아닌 전체적인 고용관련법의 개정 혹은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의 근로자 파견법은 폐지되어야 하며, 직업소개, 근로자 공급, 하도급관계, 파견의 문제를 직업안정법의 대폭적인 개정 보완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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