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유 있는 자신감

부 제목: 
금융노조 조흥은행지부 김경미 여성부장

글쓴이 :

lee@klsi.org

“여보세요, 김미경 부장님이세요?”
“예, 맞는데요”

이번 ‘독자와함께’ 회원인 금융노조 조흥은행 지부 김미경 여성부장과 통화가 되었다. 통화 목적을 설명하고, 날짜를 잡은 후 전화를 끊으면서 그녀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을 느꼈다.

김미경 회원을 만나러 조흥은행에 도착했을 때, 조흥은행 건물 한 귀퉁이를 모두 덮고 있는 조흥매각반대 현수막이 눈에 들어 왔다. 조흥은행은 매각 반대 파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 조 사무실에 도착해 김미경 부장을 찾았으나, 아직 점심식사 하러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조금 일찍 온 모양이다. 차 한잔을 받고, 탁자에 앉아 그녀에게 질문할 내용을 정리해 본다. ‘처음부터 노동사회 평가를 해달라고 하면 이상하겠지. 우선 조흥 매각 문제나 신변 관련 얘기를 들어보자’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한 여성 조합원이 들어왔고, 필자는 오늘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1992 년 27살의 나이로 입행하여 은행 막내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1999년 18대 집행부 시절부터 교육부장으로 노조일을 제대로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서울, 외환, 조흥 은행의 노조원들이 중심이 되어 연구소 김금수 이사장과 아침마다 노조학습을 했다고 한다. 물론, 노조간부기본과정은 이수한 상태이다.

그녀의 책상을 얼핏보니 CD가 책상 한 켠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시나봐요”
“저거요? 다 노동가요 CD예요. 제가 ?이란 율동패를 하는데 거기서 쓰는 거죠”
작년 11월 투쟁과정에서 결성된 율동패에는 6명의 조합원이 모여 있다. 단결의 밤 행사 때는 장기자랑도 했다고 한다.

슬슬 이제 노동사회에 대한 질문을 할 차례가 왔다. 독자를 앞에 두고 노동사회가 어떠냐고 묻는 필자의 마음은 항상 미안할 따름이지만, 어쩌랴! 이것이 본 코너의 결정적 장면인 것을.
“노동사회는 읽을만 하나요?”
“잠시만요” 그녀가 책상을 뒤적거려 메모지 한 장을 들고 왔다.
‘허, 이거 열성 회원에게 회초리 엄청 맞겠군’ 그녀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갖고 노동사회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업장의 문제를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우리랑 관련없는 사업장에 관심 갖기가 어렵잖아요.”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이내 상황은 반전.

“근데, 내용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공부하듯이 읽어야 하는 부담감도 생기고, 딱딱하다는 느낌도 받아요. 아마도 회원에게 좀 더 많은 정보를 주려는 욕심이 많아서겠죠?”
그녀의 마음 깊은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끝으로, 노동사회뿐 아니라 연구소에게도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노조 간부들이 뭘 해야할지 모를 때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많은 신경을 썼으면 해요.”

취 재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녀의 자신에 찬 목소리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 인터뷰를 위해 메모를 준비할 정도이니 그녀의 노조 생활은 안봐도 훤하지 않을까. 카메라에 잡혔던 그녀의 환한 웃음과 자신감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필자는 연구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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