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운동 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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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공공포럼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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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2002. 6. 20(목)
곳: 사무금융노련 교육장 

사회 : 김현준 (참교육연구소 노사관계 연구실장)
발제 : 김정수 (공무원노조 정책기획단장)
      조용만 (노동연구원 초빙연구위원)

* 정리 :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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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Ⅰ- 김정수
 
공무원노조의 출범

 
공무원들은 1998년 2월6일 사회협약에 의해 1999년부터 직장협의회(이하 직협)를 설립했는데, 이것이 공무원노조의 출발점이었다. 공무원들은 직협 활동을 통해 직협의 한계와 더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틀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법으로 금지되었지만 공무원들은 기관별로 분산된 직협의 틀을 깨고 2001년 2월 노조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이하 전공련)을 출범시킨다. 이때부터 공무원 사회에서 금기시되었던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문제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해 6월 9일 전공련은 최초의 대중 집회인 전국공무원대회를 개최하여 2001년까지 정부가 노조 입법화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2002년에 법외노조라도 공무원노조를 건설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렇듯 공무원노조 법제화 요구가 국민적 관심 사안으로 부각되자, 김대중 정부는 7월 노사정위에 노동분과위를 구성하고 공무원 노동기본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와는 거꾸로 노사정위원회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해 가는 시점이었다. 더군다나, 논의의 이해당사자인 전공련을 인정하지 않은 채 공무원노조 입법안을 다루었다. 전공련은 노사정위원회에 전공련의 실체를 인정하고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요구하였으나, 불법단체라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당했다. 대화 요구에 대한 노사정위와 정부의 거부는 공무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당사자가 빠진 노사정위 논의는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후 전공련은 7월 28일 부산, 그리고 11월 4일 보라매공원에서 전국공무원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2002년 전공련이 노조 건설 준비를 강행하자, 정부는 2월 27일 정부 안을 발표하고 이를 노사정위원회로 넘겨 입법화에 박차를 가하였다. 또한 정부는 그 동안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전공련에 공식 대화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요구는 노조 출범을 월드컵 이후로 미루어 달라는 부탁뿐이었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공련은 준비된 조직 건설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의 탄압을 피하기 위해 예정보다 하루 앞당긴 3월 23일 노조 결성식을 고려대에서 강행하였다. 현재 공무원노조에는 6급 이하 공무원 가운데 7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노조출범 후 상황

출범이후 공무원노조는 지도부의 구속, 수배, 징계에 따라 불안정해진 조직을 정비하여, 산하 21개 본부 구성을 완료하였다. 4월 27일에는 전국에서 노조탄압규탄 집회를 동시에 개최하여 이완된 조직 동력을 추스르며, 5월 26일에는 대학로에서 전국공무원결의대회를 대규모로 치러내 또 한번 정부를 압박했다. 

이 같은 공무원 노조의 투쟁은 결국 정부로 하여금 연내 공무원노조 관련 법안을 입법화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냈다. 이제 공무원노조 합법화에는 정부와 노조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떠한 내용과 형식으로 공무원노조를 인정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정부는 공무원노조를 인정하되 ‘이빨 없는 호랑이’로 만들고자 한다. 

정부측이 내놓은 공무원노조 입법안은 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우선 허용 시기는 ‘법제정 후 3년 유예’, 단결체 명칭은 ‘공무원단체, 공무원조합’, 조직대상은 ‘관리 운영 업무를 제외한 일반직 6급 이하’, 노동권 인정 범위는 ‘단결권, 협약체결권 없는 단체교섭권’, 조직형태는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구분하고 지방공무원은 광역시도단위’, 교섭당사자는 ‘전국단위는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지방단위는 광역단체장’, 입법형식은 ‘특별법’ 등이다. 

한편, 노사정위원회에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이 내놓은 안은 정부안과 오십보백보다. 정부안과 차이가 있다면 시행시기를 ‘2003년 7월부터’라는 것과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교원노조법에 준용하는 협약체결권을 보장한다는 것뿐이다. 일단 정부나, 노사정위나, 한국노총 3자 모두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현실적 고민은 솔직히 여기에 있다. 어찌되었건 공무원노조의 투쟁과 국제적인 압력으로 정부는 연내 입법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구체적인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논의구조 안에 공무원노조는 배제되어 있다. 공무원 노조가 투쟁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정부, 노사정위원회, 한국노총이 그들의 성과로 가로채려 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선택한 전략은 정부와의 직접 교섭이다. 노사정위원회에는 공무원노조의 의견과 요구를 반영할 통로가 없다. 그러므로 공무원노조는 노사정위의 논의 결과를 폐기하고 정부와의 직접 교섭을 통해 법제화 문제를 타결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를 실현할 조직과 투쟁역량이다.  

공무원노조의 현실과 딜레마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위한 당면 투쟁에 어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은 1999년부터 2001년도까지 직협 활동을 하면서 직장협의회 법률에 정하여진 협의범위, 즉 ‘직장의 근무환경 개선’, ‘직장의 업무능률 향상’, ‘직장의 일반적 고충처리’ 등 그 동안 억제되어왔던 욕구를 표출하며 기관을 상대로 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이뤄냈다. 또한 기관 측에서 정한 범위를 뛰어 넘어 그 동안 금기였던 인사문제까지 협의의 폭을 확장하는 성과도 끌어냈다. 

그러나 직장의 범위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문제, 즉 인사, 구조조정, 정원, 보수, 수당, 공무원제도 등에 대해서는 직장협의회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전국연합체를 결성하였다. 하지만 전국연합체 역시 협의를 견인해내고 합의사항을 강제할 수 있는 법률 근거가 없기에 공무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노동조건과 관련된 수많은 제도 개선 요구사안들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은 ‘전공련’ 지도부에 대해 정책부재니, 대중은 무시하고 투쟁만을 전개한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또한 3월 23일 노조 출범 후에는 비판이 지나쳐 비난으로 흐르고 있기도 하다. 비판의 요점은 조합원들의 처우와 관련된 일련의 제도개선에 대해 공무원노조 지도부의 노력이 없고 따라서 실익도 없다는 뜻이며, 대중집회, 항의방문 등 어려운 투쟁만 강요한다는 것이다.

사실, 1년여 동안 연합체 활동을 통해 조합원들의 요구 해결을 위한 많은 제도개선안을 도출하였지만, 이중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중앙정부는 협의는커녕 대화 상대로도 인정하지 않았다. 문서를 보낸들 반영될 리 없었다. 불법적인 연합체는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공무원노조가 인정되어야 하며, 공무원노조는 노조 합법화 쟁취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당초 공무원노조는 지자체선거와 월드컵 국면을 활용하여 정부를 최대한 압박하여 협상테이블로 끌어내 당사자간 협상을 통해 일괄 타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4월 27일 전국 동시다발 공무원대회를 시작으로 5월 26일 전국대회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준(準)파업적 지방선거 거부투쟁은 내부동력 부족으로 선거제도 개선투쟁으로 하향 조정되었고, 월드컵 투쟁 또한 홍보 선전전 수준으로 낮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배 상태의 위원장과 비대위장이 대회에 참여하여 집회를 주도함으로써 조합원들에게는 투쟁의지를 고취시켰으며, 정부에게는 지도부의 건재함을 확인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결국, 승부수는 하반기로 넘겨지게 되었으며, 여기에 공무원노조의 딜레마가 겹쳐 있다.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1년여 동안 계속되는 대규모 집회와 소규모 항의집회, 면회투쟁 및 본부와 지부단위의 일상적인 투쟁사업 등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으며, 중앙의 정세 판단에 대한 공감대가 기층조합원에게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교묘한 탄압으로 노조 임원들과 조합원 대중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노조 저변에는 조합원들의 권익향상 및 처우개선을 위한 강한 요구가 있으며, 이에 대한 일정 정도의 가시적인 성과물도 요구하고 있어 이의 해결을 위한 대정부 교섭도 간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공무원노조는 정부와의 직접 교섭을 이뤄내고 연내 입법화를 관철시킬 수 있는 총력투쟁을 준비하고 추진하여야 한다.  

하반기 총력투쟁

첫째, 대정부 교섭투쟁을 적극 전개한다.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섭안을 만들고 중앙정부를 대상으로 한 교섭과 투쟁을 병행한다. 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단기 또는 중장기 과제를 선정하고 교섭단위를 지부, 본부, 본조 단위로 세분화해 각각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한다. 이 투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공무원노조 인정과 노동3권 쟁취투쟁’으로 모아 간다. 

둘째, 정부의 일방적인 공무원노조 법제화 일정에 철저히 대응한다. 5월 26일 대회에서 위원장은 6월 30일까지 정부에서 공무원노조를 인정하고 당사자로서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적절한 절차와 시기를 고려하여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공무원노조는 위원장의 선언을 구체화하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 정세와 공무원노조 입법안에 대한 조합원 교육을 강화하여야 한다. 조합원 대중은 의사전달체계가 원활하지 않았던 이유로 공무원노조를 둘러싼 정세와 상황에 대해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조 및 본부에서는 산하 조합원에게 직접 현 정세에 대한 정보 를 공유하고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공무원노조 정부입법안의 허구성을 알려내야 한다. 또한 공무원노조의 노조입법화 방향과 공무원노조 건설이 갖는 당위성을 전파하여야 한다. 

셋째, 민주노조 진영과의 보다 구체적인 공동투쟁전선을 구축한다. 공무원법에 의해 자칫 고립적이며 분산적일 수밖에 없었던 한계는 지난해 5월 7일 53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의 엄호를 받으면서 대중성을 획득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정세는 권위적인 정부와 보수세력이 연합하여 공무원노조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침탈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노조 진영과 보다 긴밀한 공동투쟁 전선을 구축하여야 한다. 

발제 Ⅱ- 조용만 

이철수 교수가 오늘 이 자리에 왔어야하는데 갑작스런 사정으로 대신 참여하게 되었다. 부탁 받은 발표 내용은 공무원기본권 보장과 관련하여 노사정위원회의 논의 경과는 어떠하며, 쟁점사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달라는 것이다. 작년까지 노사정위 노사관계소위원회와 함께 일했으나, 올해는 관계를 하지 않아 위원회의 최근 동향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노사정위 관련 내용은 자료로 대치하고 공무원기본권과 관련하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공무원노조 입법화와 관련해 10여 개의 주요 쟁점이 있는데, 이중 핵심적인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무원노조 허용시기와 관련해 정부는 3년 유예, 그리고 공무원노조는 2003년 1월 시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정치적인 결단의 문제라 생각한다. 충분히 대화한다면 시행 시기는 쟁점이 안 된다.

둘째, 단결체의 명칭이다. 정부는 공무원의 특수성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노동조합 명칭을 배제하고 ‘공무원단체’ 또는 ‘공무원조합’이라는 명칭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입장은 일본의 사례 즉, 직원단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칭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보다 중요한 문제는 노동권의 인정범위 문제다. 

셋째, 공무원의 노동권 인정범위에 대해 살펴보자. 이 문제는 공무원기본권 보장의 알파요 오메가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만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며, 공무원노조는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다만, 공안직군에 대해서는 단체행동권의 제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먼저 ILO의 기준을 보면, “1) 군인과 경찰, 2) 정책 및 관리업무, 3) 고도의 기밀업무 담당자”는 조직 대상에서 배제된다. 그리고 생명, 신체, 안전과 관련 있는 업무는 파업을 제한하고 있다. 노동권 인정 범위와 관련해 먼저 확인 할 것은 공무원의 임금과 보수조건 등 많은 부분이 정부(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특수성이다. 쉬운 예로 공무원의 보수는 정부와 노조가 논의할 수 있지만 결정은 국회가 한다. 이 같은 특징이 공무원의 기본권 인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단결권은 보장하나 단체교섭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공무원의 근로조건은 거래계약의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에 기초한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단결권을 폭넓게 인정한다. 군인만 노조를 만들지 못하지 경찰도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한다. 하지만 단체교섭권은 인정하나 협약체결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협약체결권이 없다고 해서 노사간의 단체교섭이 껍질만 남는 것은 아니다. 지난 30년 동안 노조와 정부와 맺은 단체교섭 내용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는 딱 한번뿐이다. 정부와 노조와의 약속은 꼭 지킨다는 것이 프랑스에서는 불문율처럼 인정되고 있다.  

반면, 공무원의 신분을 우리나라와 같이 법률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계약직 신분)은 주(州)마다 다르지만 노동3권을 전부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인정에 관한 문제는 공무원 임용제도 등 국가별 차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띠게 된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최근 기본권 보장과 관련하여 ‘협약체결권 없는 교섭권 보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공무원의 신분보장 제도’를 풀면 이 같은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넷째, 조직대상 범위에 대해 정부는 ‘6급 이하’를, 공무원노조는 직종과 직급에 관계없이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대상을 직급 기준으로 하는 것에는 합리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ILO 기준처럼 특수 직종을 제외하고는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노동조합과 직장협의회 관계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노조입법과 동시에 직협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협의회가 폐지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노조의 보완물로 직협이 필요하다.  

3. 토론  

참가자 
조용만 박사는 우리와 유사한 공무원 구조를 가진 독일, 프랑스의 사례를 들며 해당 국가 공무원노조의 경우 단결권은 보장하지만 단체교섭권은 제한적으로 보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외국 사례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는가?  

발제자 2
제가 말씀드린 것은 무엇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사실에 관한 문제이다. 공무원노조의 교섭 구조는 민간기업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노동조합과 교섭 대상이 되는 많은 부분이 교섭당사자인 체결권자의 권한 바깥에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공무원의 임금 등은 정부 예산에 의해 의회에서 결정된다. 그 결과 프랑스의 경우 공무원노조의 단체교섭권은 인정하지만 협약체결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같은 특성을 공무원노조 법제화 때 어떻게 반영하는 것이 좋은지 따져보아야 한다.    

사회자  
중요한 쟁점이 제기되었는데, 전교조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전교조의 경우 합법화 문제를 둘러싸고 마지막에 쟁점이 되었던 것은 ‘협약체결권’과 ‘정치활동 보장’ 두 가지 문제였다. 그런데 당시 전교조는 협약체결권 보장에 대해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결국은 예산· 법령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의 효력을 제한하는 수준에서 입법화가 되었다. 

그러나 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국의 경우 정부는 노조와 맺은 약속을 지키려는 사회적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는 약속 따로 실행 따로다. 전교조가 합법화 첫해 교육부장관과의 교섭을 통해 협약을 마무리하였는데 이것이 실행되지 않았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정부 내 기획예산처 사무관이 전교조와 교육부의 합의안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중요한 것은 단체협약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급한 것은 정부 내에 교섭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정부가 책임 있게 교섭하고 타결되면 정부안을 관철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정부는 의지도 없고 책임도 없다. 교섭구조의 새로운 틀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  

발제자 1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 이야기를 할 때 우리와 사회 정치 문화가 사뭇 다른 외국사례를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다. OECD-TUCA 회의에 참석했을 때 프랑스공무원 노조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프랑스 공무원노조 간부는 다음과 같이 나에게 이야기했다. ‘지난 200년 동안 프랑스 노동운동 역사에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 공무원 노조는 협약체결권이 없지만,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합의하면 정부는 100% 약속을 지킨다. 지난 30년 동안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는 단 한번 밖에 없다. 정부와 교섭할 때 정부 교섭단에 재정담당자가 참여하면 100% 약속이 이행된다.“ 노사관계가 후진적인 국가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권리가 법률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필요하다. 

참가자 
공무원노조 합법화에 있어 현실적인 조건과 당위적 원칙론 사이에 간극이 있다. 현재 공무원노조의 입법화 경로를 보면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과정이 전제되어 있다. 노사정위원회를 완전배제하고 대정부 직접교섭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가? 또한 공무원의 노동3권 인정에 있어 ILO 기준, 외국사례, 관련 법률 등 준거 틀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발제자 1
질문을 요약하면 공무원노조가 관철하려고 하는 마지노선이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공무원노조와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 엉뚱하게 노사정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려고 한다. 노사정위원회는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공무원노조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 노사정위원회 노사관계소위원회 신철영위원장도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위원회 운영세칙 어디를 보아도 공무원노조가 들어갈 것이 없다.” 실제로 실무위원회에 몇 번 참여했는데 수의 열세로 참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예컨대 노사정위원회의 사용자측은 한 명이 아니라, 경총과 정부 두 명이다. 경총이나 정부나 공무원노조와 관련해서는 똑같은 입장이다. 우리는 현재 노사정위원회를 인정하지 않으며, 정부와의 직접교섭을 통해 합법화를 이루고자 한다. 정부는 더 이상 공무원들을 거리로 내 몰아서는 안 된다.  

참가자 
질문이 아니라 의견이다. 공무원노조를 전교조 합법화 시기와 비교하면 아주 좋은 조건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공무원노조 법제화의 틀은 전교조 수준에서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노조가 너무 이상적인 안을 생각하는 것 같고 투쟁방법도 단순하다. 현실적인 조건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하여 한 단계 전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조용만 박사에게 묻겠다. 2002년 노동계의 최대 이슈인 노동시간 단축과 공무원노동기본권 확보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도 집권 말기로 뚜렷한 의지도 없고, 모든 문제를 노사정위원회에 맡겨 놓고 있다. 공무원노조 입법화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발제자 2
노사정위원회에서 공무원노조 입법화와 관련한 실무 논의는 2001년 말에 사실상 마무리되었다. 정부에서도 국제적인 압력, 노동계의 요구를 들어 올해 안에 입법화를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의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는 것 같다. 

참가자 
먼저 오늘 논의가 공무원노조 합법화와 관련해 상층 논의에 맞춰져 있는 것에 문제를 느낀다. 두 가지만 묻겠다. 먼저, 공무원노조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가? ‘부정부패 척결, 공직사회 개혁’이라는 슬로건이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중앙의 구호가 조직 하층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둘째, 공무원 스스로 노동자라는 자각이 없다. 환경미화원 노조의 활동 경험을 볼 때 이 문제는 진짜 심각하다. 노동자라는 자각과 헌신성 없이 노동조합 조직은 발전하지 못한다.  

발제자 1 
공무원 노조가 당면한 문제를 잘 지적해 주었다. 지적을 좋은 충고로 받아드리겠다. 공무원노조가 충분한 준비 없이 만들어지다 보니 부족한 점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중앙과 단위 현장과의 괴리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제기하신 문제들은 노조합법화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정부 탄압을 뚫기 위해서도 그리고 조직 강화를 위해서도 일상사업과 교육사업이 시급히 보강되어야 한다. 

사회자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위해서는 조직의 밑바닥을 강화하는 하층사업과 상층 교섭 틀이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노조 설립이후 하층 조직을 강화하고 실체로 인정받는 노력이 빨라져야 한다. 1989년 전교조와 비교하면 공무원 노조는 좋은 조건이다. 하층 강화를 기본으로 법외노조로 활동할 것을 각오하면 합법화가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또한 일상사업을 강화하여야 한다. 며칠 전 공무원노조 서울본부가 주최한 노동교실에 강사로 참여했는데 참석자들의 열의가 대단히 높았다. 이러한 일상사업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한다. 조직 강화와 내실화가 공무원노조 합법화의 기본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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