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행정인턴제도, ‘디딤돌’인가 ‘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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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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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전 세계적으로 청년실업 문제가 주요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대졸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제기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해법으로 행정인턴채용과 같은 단기 처방을 주로 제시했다. 행정인턴시행 1년을 경과된 시점에서 바라볼 때 이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본적으로 청년실업에는 단기적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구체적인 실상을 봐도 현재 약 6개월에서 11개월 계약의 행정인턴 근무자들은 대졸 정규직으로 취업되기보다는 불안정한 일자리로 이동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행정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서도 조건이 나은 다른 인턴 자리를 찾아 떠나거나, 취업자리가 나지 않아 계약만료 이후 다른 행정인턴 자리로 옮기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두고 ‘메뚜기 인턴‘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이 글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행정인턴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청년실업 해소 정책의 개선방안을 짚어보았다.

2. 이명박 정부의 청년실업 정책 특징과 문제점

1) 청년실업 현황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청년 고용층의 경제활동(고용률)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에 청년 고용층은 3% 정도 감소했다(2000년 33.8% → 2008년 30.9%). 또한 향후 10년 동안 청년 고용률은 현재보다 10%p 정도(2020년 20.6%)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이명박 정부 시기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실업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2009년 4월 현재 20대 고용률(58.6%)은 30대(71.2%)에 비해 13%p 정도 낮은 반면, 20대 실업률(8%)은 30대(4.1%)에 비해 약 4%p 정도 높다. 또한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대졸자 실업률은 1~1.5% 가량 증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청년층의 공식실업률과 실망실업률(그냥 쉼, 학업 준비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 역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2005년 ~ 2009년)의 청년 실업자 수는 1만 명 정도 감소했다(2005년 38만 7천 명 → 2009년 37만 2천 명). 그러나 비경제활동인구인 취업준비자가 8만 4천 명이나 증가했다(2005년 33만 5천 → 2009년 41만 9천 명). 또한 지난 4년 사이에 그냥 쉬거나 실망실업자, 그리고 구직 단념자 등 ‘포괄적 청년실업자’는 11만 명가량 증가했다(2005년 43만 2천 명 → 2009년 33만 2천 명). 

이런 상황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 상황 악화가 더해지자, 이명박 정부는 ‘행정인턴사원제도’라는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행정인턴제도는 이미 사업의 효과성 미비로 폐기된 사업(1999년 도입, 2006년 폐기)을 면밀한 검토 없이 시행하고 있을 뿐이다. 더불어 현재의 행정인턴사원제도는 단기 계약직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준비된 프로그램 없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터라 일선 현장 담당자들과 행정인턴들 모두에게서 불만의 목소리들이 많은 사업이다.

2) 공공기관 행정인턴제도의 허와 실

이명박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공공기관 행정인턴 현황과 실태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이 확인된다. 

첫째,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턴사원의 종류는 행정(청년)인턴, 공기업 인턴, 중소기업 인턴, 청년공공근로 등으로 구분되며, 인턴사원의 규모는 7만 7천 명에 달한다. 주요 인턴사원 채용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16,000명), △각 공기업과 공공기관(12,000명), △중소기업(25,000명), △대학(3,600명), △금융(6,600명), △해외(7,500명) 6가지로 구분되며, 공공부문에 약 3만여 명이 채용되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광역자치단체 인턴사원의 규모는 2009년 2월 현재 약 2,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한편, 2009년 상반기까지 행정인턴의 중도 포기율은 평균 13.5%로 10명 중 1명 정도는 해당 기관에서 떠나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취업준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둘째, 현재 중앙행정기관을 제외한 주요 공공기관(조사대상 172개 기관)의 행정인턴은 평균 28.1명이며, 계약기간은 9.5개월이었다. 조사대상 행정인턴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9.7시간이며, 계약기간은 9.5개월이었다. 한편 연구인턴 등을 제외한 학사급 행정인턴의 월 평균 급여는 116만원이었다. 또한 행정인턴의 주요 업무는 주로 단순업무에 몰려 있다. 구체적으로 △기관 및 부서 지원 업무(49.4%), △사무보조업무 7.1%, △홍보행정사업지원업무 18.2% 등 ‘단순지원업무’가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예산(1.3%) 및 연구지원 업무(16.2%)는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셋째, 현재 행정인턴을 고용하고 있는 주요 공공기관 다수는 행정인턴 채용 인센티브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조사대상 공공기관 중 행정인턴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있는 곳은 4.2%(7개 기관)에 불과했으며, 정규직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는 곳은 27.1%(46개 기관, 검토 중 2.4% 4개 기관)에 그쳤다. 게다가 현재 정부의 행정인턴제도는 해당 공공기관의 정원감축 및 신규채용 축소와 연동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주요 공공기관은 평균 정원은 879.3명인데, 약 45.8명이 부족한 인원(833.5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시기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제약으로 인해, 공공부문 신규 채용인원은 평균 36.3명에 그쳤고 평균 인원은 감축(13%)되었다. 게다가 2009년 현재 희망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곳도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기관들은 2009년에 대졸 초임 삭감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평균 15% 대졸 초임 삭감(연봉 440만원) 계획을 확정했다. 때문에 현재의 행정인턴들은 해당 기관에 정규직이 되더라도 선배들에 비해 낮은 임금(초임)을 받아야 한다.



넷째, 현행 공공기관의 행정인턴제도에 대해서 이해당사자와 주체 모두 부정적 인식이 많다. 특히 행정인턴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주무부처 장관조차 행정인턴제도를 단기적 일자리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관계자 또한 인턴제도를 취업준비를 위한 ‘임시 정거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인사 담당자 또한 인턴제도 자체의 긍정성보다는 부정성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행정인턴 당사자인 대졸자나 취업준비생들의 경우에도 행정인턴의 지위(비정규직)와 역할(업무내용)에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면접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무엇보다 행정인턴 배치 및 교육훈련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보안문제 등을 이유로 해당 기관에서 부서 핵심적 업무를 주지 못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현 시기 행정인턴제도의 개선과제

이처럼 현재 시행하고 있는 행정인턴제도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사실 공공기관의 행정인턴은 결코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기본적으로 인턴 고용형태가 한시적인 단기계약이라는 불안정한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정인턴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며, 다른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주된 개선방향과 과제는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행정인턴제도의 주된 문제점은 행정인턴들이 정규직 전환(steeping stones) 가능성보다 불안정 취업과 실업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행정인턴 중 우수사원의 경우엔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공과 연계된 행정인턴 채용과정(맞춤형 인턴제도)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인턴들이 공공기관에 채용할 경우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둘째, 현재의 행정인턴제도의 운영은 취업역량을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업무내용 또한 단순반복적인 일이나 혹은 부서 지원업무에 국한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행정인턴제도 자체가 미비하다보니 업무배치나 교육(OT) 등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행정인턴사원의 고용관계가 단기 계약직(6개월~11개월)이다보니, 조직 내 동료 및 선후배 관계도 친밀성은 낮은 상태다. 따라서 현재의 행정인턴제도는 전공과 연계된 인턴제도로 전환하고, 교육훈련 시스템과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와 취업한 행정인턴들에게 단순업무가 아닌 현장업무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사회적 기회와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4. 글을 나가면서 

이명박 정부의 행정인턴제도는 한시적 저임금 일자리이며, 정규직으로 채용할 인력을 행정인턴으로 채용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행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나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청년미취업자의 고용 확대,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 등을 통해 청년실업 해소”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안이다. 이법은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출연기관의 경우 정원의 3% 이상을 청년미취업자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권고사항에 불과해 2009년 현재 시행기관 약 80여 개 중 ‘3% 고용기관’이 한군데도 없다는 점을 보면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처럼 청년실업해소특별법에 규정된 청년미취업자 채용 대상기관 확대와 채용 의무화 등이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법의 실효성이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현재와 같은 임기대응방식이 아닌, 공공기관 청년고용 할당과 정규직 채용 및 전환제도와 같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즉, 공공기관 등에서 청년층 신규고용 의무화 조치(청년고용 할당제)인 벨기에의 ‘로제타 플랜’과 같은 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졸 신규 채용대상을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출연기관에서 지방공사 및 지방공기업 등으로 확대하면 그나마 정책적 실효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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