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20-08]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청구권의 주요내용과 개선방안

작성자: 황수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2019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에 따라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제도”가 도입되었다. 지금까지는 “임신과 육아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있어 임신과 육아기에 한정하여 근로시간단축을 신청할 수 있었으나 법률개정을 통해 기존의 근로시간단축제도를 확장한 것이다.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제도는 노동자가 가족의 돌봄, 노동자 자신의 돌봄, 은퇴준비와 학업을 위하여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러한 근로시간단축제도는 노동자가 고용안정과 일정한 소득을 유지하면서 일·삶의 균형이 가능하도록 한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제도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자녀돌봄이나 가족돌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제도의 지원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장시간 근로문화가 지배적인 현실에서 근로시간단축제도의 원활한 시행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위하여 근로시간단축제도의 정착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에서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에 관한 법-TzBfG(이하 기간제법)」에 따라 보편적인 근로시간단축제도가 규정되어있고, 육아나 가족돌봄 등과 같은 특별한 상황에 따른 근로시간단축제도는 특별법들에서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법에 따른 일반적인 근로시간단축제도는 노동자가 원할 때 그 사유를 묻지 않고 자유롭게 단축된 근로시간으로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기간의 정함이 없어 노동자가 근로시간단축을 종료하고 근로계약상 합의된 근로시간으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독일은 글로벌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 일·삶의 균형에 중점을 두는 가치관의 변화와 디지털화 등으로 인하여 노동자의 단시간 노동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환경의 변화로 유연한 노동시간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2019년 기간제법에 “한시적 근로시간단축제도”를 도입하여 기존의 일반적인 근로시간단축제도를 보완하였다. 한시적 근로시간단축제도는 노동자가 사용자와 합의한 일정기간 동안 단축된 근로시간으로 근무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추가적인 설명 없이 원래 근로계약상 합의된 근로시간으로 복귀하는 것을 보장한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을 원하는 노동자의 고용안정성을 더욱 강화하면서 노동자가 필요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다양한 근로시간단축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활용도를 높이고 제도의 취지에 맞도록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제도가 도입되어 노동자는 임신기, 육아기뿐만 아니라 가족의 돌봄, 노동자 자신의 돌봄, 은퇴준비와 학업 등을 위하여 일정기간 동안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독일의 기간제법(TzBfG)에 따르면 노동자가 근로시간 단축을 청구하였을 때 그 사유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 우리나라는 노동자의 근로시간단축 청구권이 이제 막 도입된 시점에서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와 같이 근로시간 단축 사유를 명확하게 언급하여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후 독일과 같이 사유의 제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가야 할 것이다. 둘째, 남녀고용평등법 제22조의3 제1항 단서에 따라 사용자가 대체인력을 채용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14일 안에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못한 경우를 사용자의 거부사유로 인정한다. 그러나 그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근로시간단축청구에 대한 회피사유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거부권의 행사 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셋째, 독일의 기간제법(TzBfG)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노동자가 희망하는 근로시간의 단축과 배분에 대하여 사용자와 노동자간 합의를 목적으로 하는 협의의무를 부여한다. 우리나라도 법률에는 사용자와 노동자간 합의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노동자 개인보다는 노동조합이나 노사협의회를 통한 노동자 대표가 사용자와 협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노동자가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단축을 청구하였을 때 사용자가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한 경우 별도의 제재 규정이 없다. 이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과 비교하였을 때 제도의 활용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대한 제재규정을 최소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수준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노동자가 근로시간 단축청구권을 신청하여 근로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통상 줄어든 시간에 비례하여 임금도 감소된다. 독일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하여 축소된 임금을 보완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필요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정부가 노동자의 임금감소분을 보전해주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와 같은 정부의 임금보전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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