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19 사회협약'이 절실한 이유

* 이 글은 필자가 경향신문에 매월 연재하고 있는 <세상읽기>(2020.4.17) 칼럼입니다.

- 아래 -

[세상읽기]‘코로나19 사회협약’이 절실한 이유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경제활동, 공공행정, 보건의료,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관계 모두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선택하게 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pandemic)은 노동시장에 전례 없는 충격을 미쳤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한 달간 전 세계 노동시간이 6.7% 감소했고, 전 세계 33억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고용감소 현상은 주로 서비스 부문과 영세사업장 및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들에서 나타났다. 무엇보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묵묵히 일하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는 논의조차 안되고 있다.

국제기구들은 지난 2주 동안의 상황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세계위기로 평가하기도 한다. 국경과 지역, 거리가 봉쇄되면서 경제활동이나 생산량이 감소하고 직장폐쇄가 나타났다. 급격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경제활동 감소로 일자리들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는 기존의 불평등에 부정적 영향을 더 미칠 것이다. 2020년 하반기 유럽과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 및 정책 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노동수요를 증대시킬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와 2015년 메르스 사태 회복에 5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과 폐쇄가 지속될 경우 국내 제조·건설, 운수·통신 및 지원 서비스 등 수출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가 노동시장에 준 충격은 균일하지 않고, 비공식 경제나 사회적 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것 같다. 다수가 저임금 비정규직이거나 사회보장 밖의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미 4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대폭 증가했다. 반면, 신규 취업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 일자리가 증가했다. 결국 좋은 일자리는 감소하고, 나쁜 일자리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2만2000곳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다고 하니, 소상공인과 자영업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현 시기 실업을 넘어 위험에 처한 노동의 해법은 ‘코로나19 노사정 사회협약’이다. 첫째, 국가는 직접적·간접적 재정 투입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공식부문 일자리들이 비공식부문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단기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의 기간연장 같은 과감한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정부가 위기·피해 업종의 경영지원과 보조금, 부채 구제 등 즉각적인 접근을 통해 충격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때 기업이 사업유지를 통해 해고가 아닌 고용안정, 고용지원 재배치, 재고용 의무 등의 단서를 달면 된다. 물론 기업의 신규 채용 비용 지원도 같이 검토할 수 있다. 셋째, 노동조합은 해고 방지 및 일자리 보장을 조건으로 단축근무와 단축급여 및 부분실업급여 등을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특히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소득손실과 빈곤의 위험대책도 같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회협약’은 경제위기로 실물경제 위축과 생산·판매 물량 감축 시기 노동자들의 실업을 막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높을 때 사회적 대화는 더 필요하다. 경제위기 시기 독일(고용유지 단시간, 파견노동자 적용)이나 프랑스(부분실업급여, 고용지원계약제)가 선택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4·15 총선 이후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 기회에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고용보험은 소득이 있는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고, 국세청을 통해 소득 파악·증빙을 확인하면 사회안전망이 촘촘해질 수 있다. 현 시기 필요한 것은 긴급성과 정책의 상상력이다. 정책은 가장 절실하고, 절벽에서 겨우 버티고 있는 그 순간 도움이 되어야 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6204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