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노동조합은 나에게 새로운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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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노동사회 <똑똑똑>
‘노동조합은 나에게 새로운 창이다’
 
작성: 이상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차장
 
 
3월 19일 오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사무실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류수영 부위원장을 만났다. 류 부위원장은 연구소가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하는 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 이슈인 코로나19에 대해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의료현장의 경험이 풍부한 류 부위원장을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코로나19 국면 속 현장 노동자의 어려움과 노동조합의 가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원(이하, 이):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류수영(이하, 류): 안녕하세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류수영입니다. 1996년 한양대의료원에 간호사로 입사하여 2013~2018년 한양대의료원지부 지부장을 거쳐 작년부터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 부위원장으로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십니까?
 
: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영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정책 의제가 많습니다. 저는 정부단체를 포함한 각종 회의, 그리고 실제 병원에 들어가는 인증평가, 사학연금, 인증제도위원회 등 정책을 맡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조직활동을 수행합니다.
 
 
세대변화 속 현장과의 고리를 만들어나가고파
 
: 조직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보건의료노조 내부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 보건의료노조가 최근 2~3년간 신규 간부를 많이 채용했습니다. 청년층만 해도 3~4명이 증가했습니다. 이전 세대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20대와 30대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 현장 출신 활동가로서 현장 노동자와의 접점은 어떻게 유지해나가고 계신가요?
 
: 본조에 올라가면 지부에 있을 때보다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지부에 가 현장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진료 간 환자와의 에피소드, 직원 간 관계 등 다양한 고충들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그들과 호흡하며 맺은 관계는 저에게 큰 자산입니다. 병원 교섭이나, 대의원대회 등 수많은 집회에서 경험이 발현되기 때문에 현장을 잘 알고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국면 속 노동조합의 힘, 노동자는 뭉쳐야 한다!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코로나19 국면으로 전국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건의료노조 내부 상황은 어떻습니까?  
 
: 거의 모든 활동이 멈추었습니다. 2월 19일 신천지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로 모든 일정은 사실상 연기 혹은 취소되었습니다. 따라서 올해 사업계획 예산이 미승인 상태이기 때문에 작년 수준의 사업을 제외하면 진행이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코로나19 관련 의료현장에는 어떤 이슈들이 있습니까?
 
: 병원 병상 확충 이슈가 있습니다. 현재 모든 대형병원에 코로나 확진환자가 입원해 있습니다. 한편으로 중환자 또한 이미 병실에 가득합니다. 중증 환자를 퇴원시킬 수는 없으니 환자 수용을 위해서는 음압병실과 같은 병상을 확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첫째, 음압병실은 1인당 공간을 많이 차지합니다. 병원을 확장, 증축하지 않고는 음압병실 구축은 어렵습니다. 둘째, 현재 상급 종합병원 음압병실에 위치한 확진환자는 중증도가 심각합니다. 심지어 민간병원에도 대부분 입원해 있습니다. 민간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병상 확충 요청의 근거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13일에도 보건복지부 차관을 비롯해 병상 확충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던 것이고요. 
 
: 코로나19 이슈 중 하나가 ‘마스크 대란’일 것 같습니다. 의료현장의 마스크 상황은 어떻습니까?
 
: 공공 영역의 경우는 확진자 전담 구조가 마련되어있어 마스크 부족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지는 않으나 그나마 적습니다. 의료현장에서 발생한 마스크 대란은 사립대, 민간중소 병원 등 민간 영역에 마스크 공급의 문제가 더 크게 발생한 것이죠. 
 
현재 정부 차원의 관리로 마스크 생산 업체와 병원 간 직접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마스크는 병원협회에서 정부를 통해 수령 후 병원으로 전달됩니다. KF94나 N95마스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록 종사자 수의 40%에 지원이 되지만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간접고용 노동자는 심사평가원 등록종사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청소, 영양 담당 노동자 분들이 거의 간접고용 영역이고, 간호조무사가 용역인 병원도 상당히 많아 마스크 부족 문제가 더욱 부각됩니다. 
 
의료현장 일선의 노동자들이지만 감염의 위험성 앞에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조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여 정부 차원에서 조금씩 마스크 부족분을 파악하며 대처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부족 현상이 나아지길 바랍니다.1)
- 1) 편집자 주: 중앙대책안전본부는 3월 24일부터 요양병원 간병인 등의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마스크 분량을 확보하여 각 요양병원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의 의료현장 마스크 부족 문제 개선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출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도자료(2020. 3. 26),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
 
: 마스크 대란 등 현장 의료 노동자의 어려움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 저희는 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 단계 이전부터 현장의 문제를 취합하고 다시 지침을 내려주는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심각’ 단계 격상 이후로는 위원장님이 직접 주재하는 코로나 회의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현장의 모든 정보를 모아서 즉각 대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어오며 느낀 것은 결국 노동자는 뭉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민단체와 만나고, 언론에 노출되고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과정들은 모두 우리가 뭉쳤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국민에게 의료현장 노동자의 목소리가 전달되며 현장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처해나갈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산별노동조합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코로나19 국면이 진정되고 난 후 올해 조직 활동은 어떻게 계획하고 계십니까?
 
: 단기적으로 산별교섭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위원장님 임기가 올해가 마지막이기 때문에 최소한 5월에는 교섭을 시작하는 것을 중요하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메르스 이후 다시금 조명되는 대한민국 공공의료 문제, 새롭게 드러난 1339 콜센터 및 질병관리본부 인력 부족, 기타 의료 사각지대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우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국가, 시민단체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조합원들과 함께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나에게 새로운 창이다
 
: 간호사 시절과 지부장 시절, 현재 상급단체까지 노동조합 활동경험을 통해 얻게 된 것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 첫째로 사람을 얻었습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큰 자산인 것이, 노동조합 활동 전에는 ‘병원-집’이 제 일상이었습니다. 3교대 상황 속에서 친구와 같이 놀러가는 것도 어렵고, 장기휴가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동료, 마치 부모처럼 내가 힘들 때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노동조합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입니다.
 
둘째, 세상에 대한 지식과 관점이 넓어졌습니다. 간호사 시절에는 월급명세서, 근로기준법을 전혀 몰랐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전에는 몰랐던 사회와 노동 문제를 알게 되고, 가정에서는 내 아이들에게 내 생각과 관점을 토대로 잘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성장하였습니다. 노동조합이 저에게 새로운 창을 열어주었습니다.
 
: 긴 시간 이야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