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18-05] 직장 내 성폭력 구제 제도와 개선방안: 독일 성평등담당관(GLEICHSTELLUNGSBEAUFTRAGTE) 제도를 중심으로

작성자: 황수옥 연구위원

 

  직장 내 성폭력은 법적인 조치도 중요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해야하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신속한 조치가 매우 필요하다. 현행 법체계에 따라 직장 내 성차별이나 성희롱 관련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피해 노동자는 사업장에 명예고용평등감독관이 위촉된 경우, 명예고용평등감독관에게 상담·조언을 요청할 수 있으며 고용평등상담실에서 상담 및 자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노사협의회를 통한 고충처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여 정식으로 사내 고충처리절차를 거치거나, 그런데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사법 절차는 물론 노동조합, 성폭력 관련 여성상담실, 국가인권위원회나 노동위원회 등에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명예고용평등감독관의 경우는 제도적으로 어떠한 권한도 없는 상태에서 그나마 위촉된 명예고용평등감독관도 남성·관리직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국가가 민간단체에 위탁을 주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용평등상담실 역시 부족한 예산과 책임기관인 고용노동부와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운영은 각 단체의 헌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탁기관의 상황에 따라 격차가 존재하고 일정 수준의 상담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노사협의회에 설치되는 고충처리위원회 역시 각 사업장의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노사협의회가 활발하게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직장 내 성폭력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독일의 성평등담당관제도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성차별금지규정을 직장 내에서 차별당하고 있는 여성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성별 격차를 줄이려는 목표를 가진다. 이러한 목표는 성평등담당관을 여성으로만 선출하고 사업장 내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형식뿐인 제도가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도록 한다. 독일의 성평등담당관은 관련 법과 소속기관에 따라 나뉜다. 독일 연방정부나 주 정부에서 근무하는 성평등담당관(Gleichstellungsbeauftragte)은 여성노동자들이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불평등한 상황에 처하거나 조직 내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업무를 주로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담당관 또는 여성담당관(Frauenbeauftragte)은 소속기관의 여성노동자의 평등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내 여성 주민과의 상담 등을 담당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여성친화적인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여성만이 선출될 수 있는 성평등담당관의 임기는 4년으로 인사부서에 소속되며 이전까지의 업무나 임금의 삭감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성평등담당관 업무로 인해 승진이나 임금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해고로부터도 보호받는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가 안전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용자의 의무이다. 직장 내 성폭력 문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생계의 위협을 받으며 직장을 떠나게 함으로써 피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따라서 직장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의 개선과 효과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장 내 성폭력 구제 제도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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