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 대량해고는 없었다

* 필자의 경향신문의 매월 고정 칼럼인 <세상읽기> 2018년 3월 16일자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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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 대량해고는 없었다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2018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초기에는 기업의 부담이 언론을 통해 제시되다가, 최근에는 일부 아파트 경비 해고 사례를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거나 “가게 망하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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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정부는 최저임금 향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영세자영업자에게 2조7000억원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마련했다. 물론 제도적 사각지대가 존재하기는 한다.

그렇다면 경영계나 보수언론의 주장처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전반적인 현상일까. 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최저임금이 인상되었어도 예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최저임금을 크게 올려 고용이 움츠러들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아파트 경비원 일자리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일자리 변동 여부는 서울지역 4256개 공동주택 아파트 경비 전수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서울시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고자 긴급 실태조사를 했다. 조사대상 4256개 아파트에서 305명이 감소했다. 171개 단지에서 감원이 발생했지만, 우려했던 대량 해고는 없었다. 5명 이상 해고한 12개 단지를 제외하면 일부 특수한 상황들이 언론에 의해 과잉 대표되었다. 94.1%의 아파트는 고용을 유지했다. 오히려 전년대비 경비 인력이 증가한 곳도 23개 단지나 된다. 공동주택 가운데 67%가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했으니, 정부 대책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경비원 임금 인상액 13만5000원은 일자리안정자금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 후 경비원의 무급 휴게시간이 38.9분 증가하고, 유급 근무시간이 28.2분 감소한 꼼수도 확인된다. 아파트 경비의 71.8%가 외주계약 형태이다 보니, 비용감소 방법으로 휴게시간 늘리기를 선택한 것이다. 동네 아파트 경비실 창문 밖에 붙여진 휴게시간을 보니 하루 세 번이었다. 24시간 근무 중 점심(낮 12시~오후 2시), 저녁(오후 6~8시), 야간(오후 11시~오전 5시)은 휴식시간과 순찰시간이었다. 일터에는 24시간 체류하나 10시간은 보상받지 못한다. 급여로 보상받는 시간은 14시간에 불과했다. 하루 24시간 직장에 나와 일하는데, 월급은 175만1000원이 고작이다. 법정최저임금은 경비 노동자의 임금인 것이다.

사실 아파트 ‘경비’ 업무는 전체 일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오히려 청소, 택배관리, 분리수거, 주차관리 등이 더 많다. 그럼에도 아파트 경비원의 노동환경 개선은 더딘 편이다. 연차휴가조차 없는 곳, 명절 연휴에 하루도 쉴 수 없는 삶, 병가조차 쉽게 이야기 꺼내지 못하는 일터, 바로 아파트 경비 노동자의 현실이다. 아파트 경비 10명 중 9명은 24시간 격일제 근무인데, 3교대 근무로의 전환이 모색되어야 한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인 현실을 고려하면 과로 위험도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24시간 격일제’ 근무시스템을 꼭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취약업종의 고용안정을 위해 국회와 정부 그리고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고용안정 아파트에 시설환경 지원이나 주민세 일부 감면 등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또한 지자체 시설관리공단에서 경비를 고용하여, 각 아파트 단지로 파견하는 공공고용모델도 고민해 볼 수 있다. 물론 아파트 형광등을 LED로 바꾸거나, 급수펌프를 고효율 장치로 교체하는 등 공동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도 있다.

입주민과 경비원이 함께 상생하는 대안적 노력은 작은 실천 속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다소 힘들더라도 최저임금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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