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바는 이제 중요한 직업군"

* 이 글은 지난 2017년 6월 22일 시사저널e와의 알바노조 맥도널드 교섭 관련 인터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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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동사회硏 김종진 "알바는 이제 중요한 직업군"

"인권 사각지대서 방치 말아야…알바노조 단체교섭, 프랜차이즈 전반 확대를"
정지원 기자 yuan@sisajournal-e.com

지난 16일 ‘알바’가 ‘사장님’과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주인공은 알바노조와 한국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덴마크나 스웨덴 등 유럽 국가에선 노사교섭으로 임금 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한국에서의 단체교섭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맥도날드와 알바노조의 교섭결과가 패스트푸드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시사저널 이코노미는 22일 오후 서울시민청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을 만나 맥도날드와 알바노조의 단체교섭이 알바 노동인권 차원에서 갖는 의미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봤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현장형 노동전문가이면서 정책 베테랑이다. 서울시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위원회 부위원장, 서울시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보호협의회 위원장 등을 두루 거치며 굵직한 노동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 뿐만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 서울시, 국가인권위원회 및 시민단체와 노조 등 민·관에서 꾸준히 정책자문을 해온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년실업률이 심화되면서 청년들이 취업 전 알바노동을 경험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알바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노동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알바노동자가 소외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 사회에서 알바노동은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지역에만 한정하면 알바 노동자(이하 알바)들의 평균근속기간이 5개월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가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알바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5~29세 청년들은 평균 3.6회의 알바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알바를 용돈벌이 또는 경험 목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다보니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대기시간’ 10~20분을 임금에 산정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지휘명령 하에 있는 시간은 모두 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 옷을 갈아입거나 노동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은 대기시간으로 분류되며 임금지급 대상이다.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고, 대기시간을 모아서 임금을 지급하는 게 맞다.

이처럼 현행 근로기준법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은 행정력의 문제다. 노동력 제공은 회사의 지휘명령에 따르는 것을 전제로 하며, 신체의 안전과 건강까지도 회사에 맡긴다는 의미다. 그런데 알바노동자들이 계약서도 쓰지 않고 수십 년간 노동해왔다는 건 한국 노동감수성이 얼마나 무딘지 보여준다.

맥도날드와 알바노조의 교섭은 임금뿐만 아니라 산업안전 등 다양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교섭에서 다뤄야 할 핵심사안은 무엇인가

이번 교섭에선 임금 체불을 못하도록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알바 현장에서 꺾기나 주휴수당, 대기시간 임금 미지급 등 관행적 문제들이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복지 관련해선 휴게 공간 마련, 유니폼, 장갑 등 비품 제공, 식대 개선 등을 요구해야 한다. 지금은 직급에 따라 햄버거가 다르고 평일과 휴일에 따라서도 햄버거 종류가 다르다. 또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무릎보호대나 헬맷 등 안전비품을 제공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번 교섭결과가 가맹점 노동자나 알바노조 비조합원에게도 적용되나

맥도날드 알바 가운데 알바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이 절반에 이르지 않으면 교섭결과는 조합원에게만 적용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시급에 관한 결정사항은 모든 알바에게 적용된다.

또 36조에 따르면 산업기준으로 볼 때 동일한 지역의 3분의 2이상이 가입한 노조가 단체교섭을 맺으면 비조합원에게도 교섭결과를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기준도 지나치게 엄격하다. 그래서 35조와 36조의 요건을 완화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럽은 조합원의 5~15%만 노조에 가입하더라도 단체교섭을 비조합원에 적용하게 돼있다. 한국에서 알바 교섭의 논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가맹점은 단체교섭 적용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협약 결과를 가맹점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노조가 가맹점협회 등과 함께 공동교섭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한계점은 있지만, 이번 교섭은 최초의 의미있는 교섭이기에 낮은 수준이라도 교섭을 성사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고용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노조도 다변화하고 있다. 향후 알바노조 같은 초기업노조가 청년노동문제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노조=현대자동차 노조(기업별 노조)’라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인식이다. 알바노동은 단기간이 많기 때문에 기업별 노조형태는 적합하지 않다. 알바 인권을 보호하려면 노동자가 어느 사업장에 속해 있든 노조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초기업적 노조가) 개별사업장이 아니라 사업장이나 브랜드를 여러 개 갖고 있는 기업과 포괄적 협약을 맺고 여타 규율을 규정하는 게 교섭의 확장성이 있다는 얘기다.

향후 알바권익 향상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알바 권익 보호는 경제민주화와도 관련 있다. 알바가 일하는 사업장을 살펴보면, 직영점은 약 9%, 가맹점은 약 34%, 나머지는 개인사업자나 공공기관이다. 프랜차이즈만 놓고 보면 가맹점이 직영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에 갑으로서 지위를 행사할 뿐, 의무는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 이제는 본사가 가맹수수료의 일부를 떼어내 알바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쓰는 등 본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노동법으로 강제력을 확보하기 어려우면 공정거래법으로 규정하면 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많이 바뀔 것이라 본다.

[원문]
http://www.sisajournal-e.com/biz/article/17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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