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고임금제를 실시하자!(한겨레신문 2009.1.6)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4천원이다. 하루 여덟 시간, 한 달 25일 일하면 80만원이고, 휴일수당까지 받으면 90만원이 조금 넘는다. 일 년 내내 일거리가 있으면 연봉 천만원쯤 된다. 지난달에는 한 여론조사기관이 전국의 성인남녀 1천명에게 최저임금액이 적정한지 물었다. ‘너무 적다’가 72.4%, ‘적정하다’가 24.6%, ‘너무 많다’가 1.2%였다. 백명 중 일흔두명이 ‘너무 적다’고 응답하고, 한명만 ‘너무 많다’고 응답했다.

요즈음 노동부는 ‘최저임금이 높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공식통계로 사용해 온 매월 노동통계조사는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이 조사 대상이므로,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를 조사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 근로실태조사를 사용해야 임금을 정확히 추계할 수 있다. 이때 정액급여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42.0~45.4%이고, 임금총액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30.8~33.8%로 국제적으로 낮은 편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노동부는 최저임금 비율을 계산할 때 모든 사람이 휴일수당 즉 유급주휴수당을 받는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과연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 가운데, 유급주휴수당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시간 외 수당을 받는 사람이 6.0%, 유급휴가를 받는 사람이 8.6%니, 유급주휴수당을 받는 사람도 한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할 게다. 그렇다면, 유급주휴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가정 아래 최저임금 비율을 계산해야 마땅하다. 이때 정액급여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34.6~38.1%이고, 임금총액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4.9~27.4%로, 국제적으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게다가 사업체 근로실태조사를 사용해야 임금이 정확히 추계되는 것도 아니다. 공공부문은 아예 조사 대상에서 빠지고, 노동자 1600만명 가운데 1100만명만 조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갔다”며 최저임금제를 손질할 뜻을 내비쳤다.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 임금총액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1989년 24.4%에서 계속 감소하다가 2000년 20.3%에서 바닥을 치고 2007년 23.6%로 증가했다. 2000~2007년에 최저임금 비율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9년 수준에 못 미친다.

작년 가을부터 노동부 장관이 앞장서서 ‘최저임금이 높다, 가파르게 올라갔다’며 변죽을 울리더니, 올해 2월 임시국회에서는 최저임금법을 개정해서 예순살 이상 고령자 최저임금을 깎고, 복리후생비인 숙박비와 식대를 임금에서 공제하고, 수습기간을 석 달에서 여섯 달로 연장하고, 노동부 장관이 지명하는 공익위원만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길을 열어놓겠단다. 이런 식이라면 올여름에 정할 2010년 최저임금이 매우 낮은 수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갑자기 의문이 생긴다. ‘최저임금이 높다’고 주장하는 분들 연봉은 얼마나 될까? 그분들 연봉의 5분의 1을 최저임금으로 정하면 어떨까? 능력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5배면 충분하지 않을까? 장관이 받는 연봉은 1억원이 넘을 터인데, 최저임금 2천만원은 너무 많지 않을까? 그렇다면, 최저임금의 5배를 최고임금으로 하는 최고임금제는 어떨까? 5배가 부담스러우면 6배, 7배? 최고임금을 넘어서는 금액은 고용안정기금이나 양극화 해소 재원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최저임금이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최고임금제를 실시합시다.

올해는 소의 해. 노동자들 최저임금이 높다고? 소가 웃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