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13-04] 통상임금 산정방식 정상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분석과 대책

이 글은 2013년 5월 30일 한국노총이 주최한 정책토론회 “통상임금 관련 법률해석의 올바른 정립과 임금체계의 개선방향”과, 6월 5일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이 주최한 노사정대토론회 “통상임금, 어떻게 해야 하나?”에서 발표한 토론문을 일부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요약>

o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길다. 이는 정부와 재계가 장시간 노동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탈법적으로 근로기준법을 해석하고 운용해 왔기 때문이다.
- 근로기준법 제53조는 연장근로 한도를 주당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노동부 해석과,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를 정한 근로기준법 제59조는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악용되어 왔다.
- 근로기준법 제56조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150% 이상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부는 통상임금에서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수당을 제외함으로써, 연장근로 시급을 소정근로 시급보다 싸게 만들어 기업에 장시간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 2012년 소정근로 시급은 1만8천원이고, 초과근로 시급은 1만4천원이다. 초과근로 시급이 소정근로 시급보다 1.5배 많은 게 아니라 0.8배밖에 안 된다.

o 경총은 대법원 판례대로 통상임금에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수당을 포함하면 노동비용이 38조 6천억 원 증가하고, 노동연구원은 21조 9천억 원 증가한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이들 추정치는 ‘다른 조건에 변함이 없다’는 가정 아래 단순 계산한 결과다.
-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수당을 포함하면, 기업은 연장근로를 줄이고 연차휴가를 소진시키는 등 비용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 대응할 것이다. 향후 1년 동안 노동비용 증가액이 줄고,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퇴직금도 줄어든다.
- 대법원이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해도 이를 무시하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행태를 감안할 때, 과연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중 얼마를 받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가 체불임금 청산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노조가 있는 곳에서나 단체교섭과 소송을 통해 일부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o 노동연구원과 경총의 추정대로 노동비용이 22~39조원 증가한다면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 노동소득분배율이 개선되고 내수가 진작된다. 노동자들의 근로소득이 16~28조원 늘어나 생활이 안정되고, 노사 쌍방이 납부하는 사회보험료가 3~5조원 늘어나 사회보험 재정이 안정되고, 노동자들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가 3~5조원 늘어나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된다. 대기업 총수들이 탈법적으로 챙긴 과도한 초과이윤만 줄어들 뿐이다.
- 대법원 판례대로 통상임금을 산정하면 기업의 장시간 노동이 억제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고용률 70%와 노동시간 단축을 앞당길 수 있다. 기업이 각종 수당을 신설하고 고정적 상여금을 늘릴 유인이 줄어들면 임금구성이 기본급 중심으로 단순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o 정부와 국회는 대법원 판례대로 통상임금에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수당을 포함하는 방향에서 노동부 지침을 변경하고 법률로 구체화함으로써,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통상임금 산정기준이 확정되면 기업은 연장근로를 줄이는 방향에서 대응할 것이고, 불필요한 소송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 기업에 따라서는 일시적으로 체불임금 부담이 클 수 있다. 이때는 2013년 임금교섭에서 다른 교섭사항과 패키지로 교섭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금교섭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소송은 최후 수단으로 남겨 놓는 게 좋다.

o 물론 ‘기업 부담이 크다. 대기업은 그렇다 치고 중소기업은 감당하기 어렵다’거나 ‘상여금을 많이 받는 정규직은 좋겠지만 상여금이 없는 비정규직은 좋을 게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격차만 더 벌어진다.’는 등 일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 통상임금 산정방식을 정상화하면 근로소득세가 3~5조 원, 사회보험 재정이 3~5조원 늘어난다. 늘어난 재원을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지원에 사용한다면 이상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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