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페이, 인턴, 수습, 실습생이라는 과도기적 노동의 착취

요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열정 페이'와 인턴, 실습, 수습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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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페이, 인턴, 수습, 실습생이라는 과도기적 노동의 착취>
-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그림자 같은 존재, 인턴 -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우리에게 인턴은 커피 심부름이나 자료 복사를 대신해주는 등 허드렛일을 대신해주는 이들로 인식되어 있다. “이력서의 첫 줄”, “경험을 쌓는 아주 바람직한 방법”, “직업 세계로의 입문” 등 인턴십을 표현하는 흥미로운 표현들 속에 인턴의 애환이 가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자원봉사, 수습, 실습제도와 인턴십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인턴’이라는 단어가 지닌 모호성에 착목해야한다.

사실 인턴십은 실질적 경험이라는 보상이 따르긴 하지만 보수가 없으므로 ‘베푸는 행위’이고, 노동력과 경험이 맞바꿔지므로 ‘물물교환 행위’이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희생을 감수하므로 ‘신용적립’이라는 비자본주의적 거래에서나 가능한 유형이다. 즉, 물질세계 중심인 현 사회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인 것이다. 현재 인턴십이라는 한 가지 제도가 노동과 교육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꿰뚫어야 한다.

한편 요즘 ‘열정 페이’라는 신조어가 사회적으로 화두다.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고용과 실업을 문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사실 열정 페이라는 열정을 빌미로 노동을 착취하는 것인데, 저임금 노동을 정당화 시키는 신조어다. 이는 수습이나 인턴 직원들에게 채용 및 고용을 조건으로 일정한 성과를 요구하는 기업과 고용주의 잘 못된 관행과 제도의 현상 중 하나다.

열정 페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률을 지키지 않으려는 위법적, 편법적, 탈법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열정 페이 대부분은 기존의 정규직이 담당했던 업무이거나 혹은 정규직 채용을 통한 업무 수행이 필요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인턴, 수습, 실습이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몇몇 열정 페이 문제로 언론에 기사화된 사례들을 보면, △노동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 △채용을 미끼로 부당한 근무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 △정규직 전환과 같은 묵시적 고용관계를 약속했음에도 이행하지 안 는 것이다. 사실 열정 페이라는 말은 인턴제도(인턴십)에서 출발한 것이니, 고용주 입장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봐야 한다. 기업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열정을 보이라는 말로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인턴은 화이트칼라의 세계로 통하는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 심지어 ‘인턴 동문회’까지 등장하여 짧은 기간에 형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수익 사업을 벌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 고용주들은 임금과 관련해서는 불법 혹은 편법에 해당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인턴십의 피고용인 거의 대부분이 무보수이거나 법정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 보수를 받고 있다. 말이 좋아 자원봉사지 불법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작금의 인턴은 학생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그림자 같은 존재다. 다시 말해 법의 사각지대에 내동댕이쳐진 ‘법적 소외’ 상태 신분에 있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 사회’라는 단어는 이제 사전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골동품이 되었다. 투자가치가 높은 인턴십 프로그램 일수록 자리 경쟁이 치열하며, 출세의 보증수표가 되는 ‘명문’ 인턴십 프로그램은 돈과 명예를 보유한 극소수 특권 계층 자년들의 차지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폼 나는 기관의 인턴(무급)은 학연과 지연이 없으면 할 수 없을 정도다. 잘나가는 비정부기구에도 어깨에 힘깨나 쓰는 부모를 둔 자녀들이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공정한 취업 기회’를 위한 모범적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등이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턴 채용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턴들에게 적절한 보수(인턴 최저임금제, 연수 임금)를 지급하며, 나아가 인턴십 프로그램(별도 프로젝트, 순환근무)을 통해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요즘 청년실업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청년실업대책으로 연수 및 인턴사업이 예산 및 인력 등에 있어 정부의 중심사업이 되었다. 하지만 한계점이 많다. 과거 5년 전과 비교해 보면 청년실업대책 사업 중 연수 및 인턴사업이 두 배가량 증가했지만, 고졸 대상 프로그램은 거의 없을 정도다. 요즘은 대학에서 교육과정 중 하나로 기업 실습을 학점이라는 명목으로 무급이나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턴, 실습생들이 담당하는 업무는 기존 직원들이 해야 할 직무들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근로의 대가를 제공하는 노동력 착취인 샘이다.

결국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소위 ‘열정 페이’로 활용되고 있는 직종별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기획/수시/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법제도적 위반 해결이 필요하다. 특히 의회에서 외국과 같이 인턴 규정을 명료하게 하여, 유급 노동자와 인턴을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수급, 계약직, 인턴 구분 등의 근로기간과 고용형태, 시간, 업무 성격 등을 토대로 인턴지도(map)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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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할 만한 책 소개
『청춘 착취자들 - 너의 노동력을 공짜로 팔지 마라!』
원 제 : Intern nation(2011)
저 자:로스 펄린(Ross Perlin, 역자: 안진환 옮김)
출판사:사월의 책(2012)

<블랙 기업 - 일본을 먹어 치우는 괴물>
저자 : 곤노 하루키(역자 : 이용택 옮김)
출판사 : 레디셋고(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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