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거꾸로 가는 강만수 경제팀(한겨레신문 2008.7.22)

지난주 화요일 아침신문에 “한국은 상위 10%와 하위 10% 노동자의 임금 격차가 4.5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크다”는 기사가 실렸다. 작년 이맘때 보도해야 했을 묵은 자료를 기획재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것으로, 올해 노동자들 임금 격차는 한국이 4.6배로 미국(4.8배) 다음인 두 번째다.

그러나 실제 임금 격차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크다. 미국은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계산한 4.8배를 오이시디에 보고했는데, 한국은 전체 노동자의 일부인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을 대상으로 계산한 4.6배를 보고했다. 만약 미국처럼 전체 노동자의 임금 격차를 보고했다면 한국은 5.4배로, 다른 나라가 넘보기 힘든 부동의 1위가 된다.

‘세계화’니 ‘노동시장 유연화’니 하며 정부가 앞장서서 비정규직을 늘리고 임금 격차를 키우다 보니, 이제 한국은 오이시디 나라 중 가장 불평등한 나라가 되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3770원을 못 받는 노동자가 200만명이고 연봉 1천만원이 안 되는 노동자가 300만명인데, 고위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은 억대 연봉을 당연시한다. 생활비가 적자인 가구가 30%이고, 하위 10% 가구는 매달 63만원씩 적자를 보는데, 상위 10% 가구는 매달 300만원 이상 흑자를 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마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5% 올랐고, 생활물가는 7.0%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10.5% 올랐고, 수입물가는 49.0% 올랐다. 이처럼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른 것은, 원자재 가격상승 등 국외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것은 달러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34.4%인데, 원화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49.0%인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정작 잘못된 정책으로 물가상승을 부채질해 서민들 삶을 어지럽게 만든 강만수 경제팀은, 스스로 정책 실패에 대한 과오를 뉘우치고 실효성 있는 물가안정 대책을 제시하기는커녕, 과거 권위주의 정부 때 사용하던 ‘임금인상 억제’ 카드 따위나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임금교섭이 타결된 사업장의 임금인상률은 평균 5.1%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5%에 못미친다. 노동자들은 이미 물가상승에 따른 고통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 봄이다. 올해 하반기에 정부가 실효성 있는 물가안정 대책과 저소득층 생활안정 대책을 마련해서 집행하지 않는다면, 내년 봄에는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다. 갈수록 치솟는 물가상승과 실질임금 하락으로 더는 견디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부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가 물가안정 대책으로 ‘임금인상 억제’를 얘기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물가상승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고통을 전담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말 기본이 안 된 경제팀이다.

내년 봄에도 제발 임금인상 억제니 임금동결이니 하는 식상한 레퍼토리는 반복하지 않기 바란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은 임금을 동결하고 삭감해도 살아가는 데 부족함이 없지만, 연봉 1천만~2천만원을 받는 사람은 살아갈 수 없으니 말이다. 차라리 최저임금제와 연동해서 최고임금제를 실시하든가, 아니면 고소득층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어 저소득층 생활안정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강만수 경제팀이 가는 길은 항상 거꾸로다. 저소득층을 지원하기보다는 부유층 감세 등 거꾸로 가는 정책만 밀어붙이니 말이다. 아무래도 강만수 경제팀은 교체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