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통일의 세기를 열어가자

노동사회

민족통일의 세기를 열어가자

admin 0 2,254 2013.05.07 05:52

21세기를 맞았다. 인류는 ‘파괴의 세기’, ‘폭력의 세기’ 그리고 ‘혁명의 세기’로 불린 20세기를 마감하고, 불확실성과 우려에 찬 21세기에 들어섰다. 인간을 사랑하고 진보적인 사람들은 이런 가운데서도 21세기를 관통할 화두를 던진다. ‘평등 세상’, ‘인간공동체의 회복’, ‘열린 노동정치의 시대’, ‘민족통일 실현을 통한 한반도 시대’ 등이 그것이다. 표현은 서로 다르고 강조하는 대목이 꼭 같지는 않을지라도, 크게 보면 ‘인간의 세기’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세기’를 향하여

새로운 세기를 맞아 인간의 세기를 향한 출발에서 불현듯이 다가서는 것은 계급문제와 민족문제 그것이다. 우리 사회의 발전에서 떠올라 있는 기본과제이기 때문이리라. 계급문제는 줄곧 다루게 될 주제이어서 이 자리에서는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여기서는 민족통일과 노동자계급의 책무에 관해 접근한다. 

마침 나는 지난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에 걸쳐 금강산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지지·관철을 위한 남북노동자통일 대토론회>에 참석하게 되어, 통일운동과 노동운동에 관한 더욱 구체적인 움직임을 직접 대할 수 있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부 30여명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렴순길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대표 40여명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남북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토론회 진행 광경을 ‘감동’ 또는 ‘감격’으로 표현했다. 그것은 민족분단 이래 처음으로 남북의 ‘노동운동단체’들이 공식적으로  만나 조국통일 추진에 대한 토론회를 열게 되었다는 사실과 각 조직들이 행한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이 매우 진지하면서도 공통된 통일원칙을 담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민족통일에 대한 노동자들의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통일운동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일로 기록될 남북노동자 대토론회가 이 시점에서 열리게 된 것은 남북공동선언 채택에 따른 정세 변화가 직접적 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동안 목숨과 온 정성을 바쳐 통일운동을 추진한 통일열사와 통일운동가들의 고귀한 희생의 결과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통일운동에서 노동자계급의 역할과 책무가 막중하게 규정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노동자계급은 사회의 유지·발전과 역사 발전에서 원동력이고 선도자이고, 한국사회의 구조적 성격에 비추어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갈 주체이며 그리고 노동자계급은 광범한 역량을 지닌 조직되고 단결되고 자주적인 세력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런 특성을 지닌 노동자계급이 조국통일의 주축세력으로 등장하는 것은 ‘통일 시대’를 여는 데서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민족통일 실현을 위한 노동자계급의 책무

남북노동자대토론회가 채택한 공동호소문은 민족통일 시대를 열 노동자계급의 의지를 분명한 형태로 담고 있다. “조국통일 3대 원칙과 그 구현인 6.15 남북공동선언을 공동의 강령으로 삼고 조국통일의 기수가 되어 그 관철을 위해 힘차게 전진해 나가자”, “남과 북의 노동자들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반대하고 우리 민족을 전쟁의 참화 속에 몰아 넣으려는 외세의 그 어떤 시도도 단호히 배격하자”, “조국애와 민족애, 민족자주정신을 민족대단결의 기초로 삼고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단합하고 전 민족이 대단결하여 조국통일운동을 힘차게 전개해 나가자”,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가로막는 대결과 분열의 법적·제도적 장치를 철폐하기 위해 더욱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 “6.15 남북공동선언을 부둥켜안고 나라의 통일과 민족번영의 새 세기를 열어 나가는 우리 겨레의 앞길은 밝고 승리는 확고하다”는 내용 등이 그렇다.

남북공동선언 지지·관철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데서 제기되는 과제들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남북공동선언이 안은 한계와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전쟁종결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 남북 사이에 상호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는 문제와 관련한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의회 동의, 그리고 남북공동선언의 확고한 이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남북통일협정’ 체결 등이 그것이다. 

남북 노동운동단체는 남북공동선언 지지 관철을 위한 자주적 교류협력 방안들을 내놓았다. 간추리면 이렇다. 민족자주성 수호를 위한 투쟁 전개, 남북 노동자 통일 단결을 바탕으로 민족대단결 촉진, 반통일 제도와 요소 철폐, 상호 교류·협력과 공동사업 개발 추진 등이다. 이번 남북노동자 통일대토론회는 노동자계급의 자주적 교류협력을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남북 노동운동이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비록 진행이 더디더라도 착실하게 성과들을 일구어나가야 하며,  또 통일운동이 간부 중심이 아니라 대중적·조직적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끊어진 국토의 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발전과 일치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의 공통된 요구가 역사발전의 추진력

모름지기 인간은 공통적인 기본 욕구를 지니고 있다. 굶주리지 않고 헐벗지 않으며, 일할 권리와 안락한 주거조건을 확보하고 교육과 의료를 완전하게 보장받을 뿐 아니라 억압과 착취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기본권리를 확보하는 일 등이 그렇다. 민족통일은 이런 ‘인간 조건’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과제라 할 것이다. 노동자계급을 위시한 ‘일하는 사람’들은 희망에 찬 미래를 열어 가는 데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광범하고 확고한 대중적·민중적 힘을 결집하여 사회운동, 민중운동 그리고 민족운동을 활기차게 전개해 나가야만 한다. 그것은 새로운 세기를 ‘노동의 세기’, ‘평등의 세기’, ‘평화의 세기’, ‘민중의 세기’, ‘인간의 세기’로 이끌어 갈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