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21-19] 주 4일제와 다양한 노동시간 단축 모델 - 시간의 정치를 향한 실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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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21-19] 주 4일제와 다양한 노동시간 단축 모델 - 시간의 정치를 향한 실험들 -

[이슈페이퍼 2021-19] 주 4일제와 다양한 노동시간 단축 모델

- 시간의 정치를 향한 실험들 - 


작성자: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 첫째, 산업화 시기 파괴적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시간의 정치를 고민할 시점이며, 산업재해와 노동자 건강과 삶의 질 등 노동시간 규율 변화가 필요한 시기임. 무엇보다 탄소배출량 감소와 맞물린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중 하나도 노동시간 단축이며, 평생학습 사회 준비와 생애주기 노동시간을 모색할 시점임. 더불어 주 4일제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은 지역 커뮤니티와 공동체 활성화의 촉매가 될 수 있음.


○ 둘째, 주 4일제 실험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방향과 목표는 무엇보다 ⑴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현실 개선, ⑵산재, 괴로, 병가 등 노동자 건강과 안전, ⑶일과 삶의 조화 통한 자기 모색, ⑷노동시간 단축 과정에서 필요 신규 일자리 충원(15% 내외), ⑸기후위기와 탄소유발 대응 노동체계 변화(고탄소유발 사업장의 43.1% 평균 이상 노동 감소) 등이 될 것임


○ 셋째, 프랑스처럼 국회와 정부에 (가칭)‘노동시간 위원회’(working time commission)를 설치‧운영하여, 존엄하고 괜찮은 노동시간으로의 전환을 위한 지속가능한 노동의 제도적 구속력을 높여야 함. 우리가 일터에서 노동시간으로 간주되는 시간의 상당부분은 실은 휴일휴가, 출산·육아·돌봄휴가, 학습기회와 소득 지원 등 ‘복지시간(welfare time)'이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도 있음. 


○ 넷째, 한국의 노동시간의 불평등한 구조는 ‘단시간-저소득 유형’, ‘장시간-중위소득 유형’, ‘표준시간-고소득 유형’으로 계층화되어 있음. 주 4일제 핵심 대상은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중소기업과 저‧중간 임금 수준의 노동자임. 주 4일제 시행 과정에서 최소생활노동시간보장과 소득 지원을 병행해야 함. 이를 위해 다양한 이전소득 정책(사회보험료 지원 및 노동시간 단축지원자금 등)을 검토할 수 있음.


○ 다섯째, 주 4일제는 저임금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휴식과 자기계발이라는 기회의 시간을 제공하고 좋은 일자리로 만들고자 정책 설계로 가야 함. 결국 이중노동시장 격차와 지역 불균형에도 어떻게 작동되는지 검토할 수 있을 것임. 이를 위해 ‘자기활동계좌제’와 같은 정책을 통해 노동자의 직업능력향상과 숙련형성의 시간과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음.


○ 여섯째, 주 4일제는 소수의 임금노동자만을 위함이 아니라 임금과 노동, 업무시간과 생활방식 전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정책의 상상력과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시작임. 주 4일제 실험은 노동시간 단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의 과정과 생활방식, 사회적 관계까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검토되어야 함. 일의 시간과 완성기간에 있어서도 주 5일을 기준으로 산정했던 기존 표준노동 기준에서, 충분한 휴식과 여가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업무와 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표준적 노동 모델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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