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취업전선… 대기업 채용 8.8% 줄인다: 한국일보(12.28)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계획 들여다보니..

 
동국대 정치학과 4학년인 정모(25)씨는 올해 취업을 위해 토익과 오픽 점수를 만드는 등 ‘스펙’을 쌓고 취업설명회를 찾아 다니며 자기소개서 첨삭도 받았지만 결국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대기업 두 곳과 공기업 한 곳은 서류심사의 문턱도 넘지 못했고, 그나마 기대했던 중견기업은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정씨는 “주변에 스펙 좋다는 선배와 동기들이 서류에서 우수수 낙방하는 걸 보면서 취업한파를 온몸으로 느꼈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 채용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있는데, 문과생이 지원할 수 있는 직무는 뽑는 인원 자체가 점점 줄고 있는 추세라 내년 취업시장 역시 바늘구멍이 될 것 같아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3분기 구인인원과 채용인원이 각각 1.4%, 0.5%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취업시장의 경직된 분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년 1분기 기업 채용계획 역시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취업준비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3만1,208개의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3분기 구인인원은 70만3,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9,000명(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채용인원은 61만4,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000명(0.5%)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정체된 수준이다. 이중 300인 미만 사업체의 구인과 채용 규모는 각각 58만5,000명, 50만1,000명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구인 11만8,000명ㆍ채용 11만2,000명)보다 많았다.
 
더욱 큰 문제는 내년 1분기 취업시장 상황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채용계획 인원은 30만4,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채용계획 인원은 3만명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8.8% 감소했다.
 
심지어 일부 주요 대기업은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 등의 영향으로 조직개편과 인사가 미뤄지면서 아예 내년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삼성 관계자는 “신규 채용 규모는 해당 부서에서 구체적으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아직 계획을 세울 부서가 꾸려지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임원 인사조차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라 신규 채용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LG와 SK는 필요 인력을 파악하는 단계라 정확한 예측이 어렵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채용규모를 유지할 전망이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악화와 정치적 불안정성이 겹쳐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안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채용시장은 추정치보다 더 안 좋을 수도 있다”라며 “300인 이상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할당을 3%에서 5%로 한시적으로 늘리는 등의 단기처방과 대기업 고용창출 유인대책, 중소기업 임금현실화 등의 중장기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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