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배나 되는 임금체불 왜? “임금 안줘도 된다는 의식이 문제”: 한겨레(12.21)

 
고용노동부 ‘임금체불 개선 토론회’
김유선 박사 “사용자, 일단 법 안 지키자 관행”
이승욱 교수 “정부가 먼저 지급한 뒤
사용자에 구상권 청구하는 제도 도입해야”
 
애슐리, 자연별곡 등 이랜드 외식사업부 직영매장 360곳에서 노동자 4만4360명에게 83억7200만원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사실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통해 적발되면서, 이랜드 외식사업뿐만 아니라 이랜드 브랜드 전체에 대한 불매운동이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이랜드가 2007년 계열사였던 대형마트 ‘홈에버’ 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했던 이력까지 겹쳐 이랜드의 ‘노동 경시’ 풍조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임금체불은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만연해있다. 경제규모는 일본이 한국의 세배가 넘지만 임금체불 규모는 한국이 일본의 10배 가까이 크다.(2014년 기준 한국 1조3194억원, 일본 131억3천엔(=약 1335억원)) 올해는 11월까지 임금체불이 1조3천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 서울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임금체불 개선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임금체불 근절을 위해서는 ‘다른 것은 몰라도 임금은 꼭 줘야 한다’는 사용자들의 의식개혁과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금체불 개선을 위한 임금체불 행정시스템 개편 방향’ 발제에서 “사용자의 준법의식 결여와 경영악화 시 우선 노동자 임금부터 체불하는 노동력의 경시 풍조 등 사회심리적 요인이 막대한 임금체불의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의 발제문을 보면 30인 미만 사업장이 체불액의 65%, 체불인원의 74%를 차지했고, 체불사유는 ‘일시적 경영악화’가 체불액 기준 2011년 48%에서 2014년 56%로 증가했다. 2006년 2만4천건이었던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체불건수는 2014년 4만7천건으로 2배 남짓 늘었다. 조기퇴직에 따른 자영업자 증가와 경영악화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업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기업에 유리하게 법률을 해석하고 집행함에 따라, 사용자들 사이에서 ‘법을 일단 안 지키고 보자’는 관행이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임금은 ‘인간’의 노동력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 채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안전에 관한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임금체불 해소를 위한 국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법이 아니라 법의 집행이다. 근로감독관 정원을 확대하고 근로감독청을 설치해, 프랜차이즈·하도급업체 임금체불의 근본원인이 되는 원청과 모기업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연방노동부 장관이 체불임금 소송을 노동자 대신 수행하면서 임금뿐만 아니라 부가 배상금까지 지급하도록 하는 미국의 예를 들며, “특별법 입법을 통해 정부가 ‘임금지급보장기구’를 만들어 체불임금을 노동자에게 우선 갚아주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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