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年 일자리 확대·女性 양육부담 완화… 低出産 탈출의 시작!: 문화일보(11.01)

#1. 2046년 서울.  
 
40세 직장인 A 씨는 요즘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최악의 실업난을 극복하고 뒤늦게 일자리를 구하긴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급여 대부분이 세금과 건강보험, 국민연금으로 공제되고 손에 쥐여지는 몫은 그야말로 ‘쥐꼬리’다. 노인 인구 비율의 급증으로 A 씨 같은 경제활동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져 정작 A 씨 본인의 노후생활을 보장받기도 힘든 사회 보장보험 구조가 된 지 오래다.
 
#2. TV에서는 일자리를 두고 노인층과 젊은층이 다투는 장면들이 매일 이어진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국내 근로가 자유롭게 되면서 30년 전 만 해도 소위 ‘3D 업종’(기피업종) 정도에 취업이 가능했던 이들이 이제는 인공지능(AI) 전문가 등 고임금의 직군에서 국내인들과 일자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3. 인구 감소로 내수 시장이 축소되면서 30년 전 대기업집단에 속했던 기업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중견기업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국내 최대 대기업이었던 B 기업은 이미 본사를 세금 혜택이 큰 아일랜드로 옮겨 다국적 기업이 됐다. 복지지출에 한계를 드러낸 탓에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A 씨는 최근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개발도상국으로의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는 미래를 예측한 가상 시나리오지만, 현재의 저출산 상태가 해소되지 않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이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존립 자체가 힘들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년)이 나온 20여 년 뒤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1798년)을 통해 인구폭발로 인한 재앙을 경고하며 출생률 낮추기를 해법으로 제시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신국부론’에서는 창의성을 통한 생산 제고 만큼이나 ‘인구절벽·저출산’이라는 도전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 =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은 최악의 수준이다. 30년 이상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이 2.1명 미만인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960년대에는 합계출산율이 6.0명에 달했지만, 1983년 2.06명으로 떨어진 뒤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현상’이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초저출산 현상을 경험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1개국이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초저출산 현상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고령 인구 급증으로 우리나라는 곧 ‘노인국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5년 662만 명, 2030년 1269만 명, 2050년 180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국가 전체적으로 인구는 감소한다. 2015년 기준 5062만 명인 국내 총인구는 2030년에는 5216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2050년에는 4812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을 정점(3704만 명)으로 감소해 2050년에는 2535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부작용 속출 = 먼저 일자리 감소가 심각해진다. 복지부에 따르면 출생아 3명이 줄면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육아용품 산업, 보육시설 등 관련 일자리 1개가 감소한다. 출생아 1명 감소 시 초등학교 졸업까지 관련 매출 4600만 원이 줄어들고, 고용은 0.295명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출생아 감소에 따른 상실 누적 일자리 수가 13만 개(2010년 대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층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늘어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총부양인구는 2012년 36.8명에서 2040년 77명, 2060년이면 101명으로 부양자보다 피부양자가 많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즉, 생산가능인구 10명이 10명(노인 8명과 어린이 2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 경제도 타격을 입는다. 사회복지 등 공공지출은 늘어나는데 인구 감소로 수입은 줄어드는 탓이다. 총수입은 2011년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26.1%를 정점으로 2040년 24.0%까지 완만히 하락하다 2060년 22.1%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의무지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2010년 GDP 대비 9.2%에서 2060년 GDP 대비 29.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사회혁신 우선돼야 = 전문가들은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혁신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회예산정책처 주최 저출산 대책 심포지엄에서 “현재 저출산 대책은 출산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오늘 내일의 출산율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산을 아우르는 인구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청년고용 활성화를 통한 혼인율 제고에 주목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책수단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에게 안정된 적정임금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저출산 대책은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금현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여성은 가사와 양육부담 때문에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결국 저출산 문제로 이어진다”며 “별다른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좋은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Categ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