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차 노동포럼: 2006년 노사관계 쟁점과 전망

지난 2월8일(수)에 열렸던 노동포럼의 발제문입니다.

관련기사는 연구소 홈페이지에 첫 화면에 있습니다.

사회: 이원보(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발표: 배규식(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

토론: 김태현(민주노총 정책실장)
이용범(한국노총 기획조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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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사연 포럼 ‘2006년 노사관계 주요 쟁점과 전망’
2006 노사관계, '혼란과 격변'

배규식 “노동계, 노사관계 로드맵 대응책 마련 서둘러야”

‘복수노조 시대’로 대변되는 노사관계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1년 앞둔 2006년, 올해의 노사관계는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같은 물음에 노사 당사자 모두 ‘불안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어,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06년 인사·노사 현안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경기회복과 함께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및 고용안정 요구가 거세지고 비정규직 문제와 노사관계 로드맵 추진을 둘러싼 갈등도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바 있고, 한국국제노동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 CEO들도 올해 노사관계가 ‘작년과 비슷’(54.3%)하거나 ‘작년보다 불안해질 것’(30.5%)으로 전망했다.

연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20개 기업체의 인사·노무담당 임원과 부서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 결과에서도,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관련 논란(23%) △복수노조 허용과 상급단체의 조직화 경쟁(22%) △비정규직 법안 또는 입법 이후의 후속조치(22%)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방안(12%) 등으로 인해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에 비해 불안해질 것이라고 점쳐졌다.

2006년 노사관계에 대한 노동계의 전망도 경영계의 입장과 대동소이하다. 특히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노사관계의 이원화, 사회적 대화의 지체와 노동운동의 위기가 심화될 전망이라, 2007년 복수노조 시대에 대한 준비와 더불어 노동계 내부의 체제 정비와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공무원노조가 법외노조로 남기로 결정한 이상, 향후 노정대립의 주요한 근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오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주최로 열린 ‘2006년 노사관계 주요 쟁점과 전망’ 포럼<사진>의 주제발표를 맡은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2007년 노사관계 시스템의 태동이라는 ‘전환기적 상황’에 대해 사용자는 물론, 노동계도 인식과 준비가 부족하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해 노동계 내부의 원칙과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는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과 이용범 한국노총 기획조정본부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경제 호전 속 노사관계 혼란 가중

올해는 국내 GDP 성장률이 5%까지 올라가는 등 경제 전반의 회복세와 더불어, 5월말 지방선거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가운데 노동계는 1월28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의 발효로 공무원노조의 합법화 계기를 맞았고, ‘비정규법’을 둘러싼 노정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올 상반기 입법화가 예고되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 중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대체근로 허용 △직권중재 폐지 △부당해고 금전보상제도 도입 △정리해고 협의기간 단축 등의 처리를 둘러싼 노사정 사이의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달 26일 ‘저출산·고령화 대책 연석회의’의 출범으로 노사정위원회와 다른 포괄적·사회통합적 의제를 중심으로 노동계가 참여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가능성이 확대되고, 노동부 장관이 교체되는 등 노동계의 사회적 대화 참여에 대한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나, 앞서 지적한 비정규 입법처리, 노사관계 로드맵 처리, 민주노총선거 등 부정적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사회적 ‘대화의 전적격인 재개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노동계, ‘87·97년 체제’ 혼재 속 ‘2007년 체제’ 준비 부족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올해 노사관계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으로 기존 기업별 노조 중심의 1987년 노사관계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변화해 2007년 노사관계 시스템의 성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규식 본부장은 특히 법제도 변화와 관련된 노사정 사이의 대립이 심화될 것이라며 “중소사업장 비중이 큰 한국노총의 경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매우 부정적이며 사용자측도 완강하다는 점에서 합의가 어렵고, 민주노총도 산별노조 및 산별교섭에 대한 법·제도적 지원, 단체교섭 확대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배 본부장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기업별노조를 뒷받침 해 왔던 대들보가 사라지는 격”이라며 “노동계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법안의 개정을 요구하는 투쟁에 집중하든지, 전임자 임금지급 급지를 ‘계기’로 삼아 노조의 산별화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본부장은 이어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해 “양 노총의 경쟁구도, 사용자들의 높은 개입 가능성,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동시 시행됨에 다른 복잡성 등으로 노사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특히 “사업장 단위의 복수노조 허용이 가져올 조직적인 결과는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한국노총 산하 노조에 민주노총 계열의 산업 혹은 업종별 노조의 지부 결성 △민주노총 산하 노조에 한국노총 계열의 기업별 복수노조 결성 △기존 노조로부터 사무직노조, 영업직노조, 직종별 노조의 별도 분리 결성(지하철, 철도) 혹은 특정직종 근로자들의 산업별, 업종별 노조 가입 △무노조 사업장에 기업별 노조 혹은 산업별 노조의 지부 결성 △기존의 노조 내 여러 계파나 파벌이 복수노조로 등장 △민주노총 산하의 기업별 노조에 산업별 노조의 지부(직가입 조합원들로 구성) 등 매우 복잡한 양상 속에 각 조직간 조합원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합원 경쟁, 조직 경쟁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선진국의 사례처럼 양대노총이 협정을 맺고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 산별교섭, 부분 진척 예상…‘산별구획’ 정리 시급

올해 산별교섭은 “보건의료, 금속,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진척되는 한편, 사업자측의 산별교섭에 대한 거부감과 노조측의 산별교섭 추진 시도가 맞물려 상당한 긴장과 대립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배 본부장은 특히 “올해 산별노조로의 전환 속도와 범위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노조의 산별 전환 결의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공공연맹-보건의료노조 간 조직분쟁 등, 노동계 내부에서 산별노조에 동의하는 경우에도 산별구획에 따른 조직분쟁 및 내부 이견이 존재한다”며 “산별교섭과 기업별 교섭 사이의 권한과 구획을 명확히 하는 것이 시급하고, 산별교섭의 의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일용직, 특수고용직…제도 틀 밖 노사·노정 갈등 심화

한편, 올해 전투적 노사분규의 중심에 비정규직, 일용직,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긍정적인 국민 여론을 기반으로 시민사회단체, 양대노총 및 민주노동당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되고, 지난해 10월 출범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를 중심으로 한 비정규 노사 분규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정규직 입법과 관련해 곧바로 특수고용직 문제가 전면화 될 것으로 예상되며, 비정규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비정규법을 이용한 노조의 권리 찾기, 차별적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 등이 빗발칠 것으로 전망된다. 배 본부장은 “노동계는 비정규직 의제와 관련해, 고용지위별 격차 완화뿐만 아니라 규모별 격차 완화를 위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며, 비정규직 노사관계 제도화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핵’으로 떠오른 공무원노조가 법외노조로 남기로 결정함에 따라 정부와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실제 1월28일 공무원노조법이 발효되면서 일부 광역 혹은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애당초 공무원노조가 구상했던 ‘전국단일산업 노조’로서의 공무원노조가 형해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배 본부장은 “6급 공무원의 노조 가입자격을 제한한 시행령 개정 노력과 함께 합법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며 “특히 공무원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적인 기능이므로,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충실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야한다”고 충고했다.

노동계 내부 혁신과 정비 필수…사회적 대화, 노동계가 의제 선점해야

한편, 노사관계를 전망하기에 앞서 노동계 내부의 혁신과 신뢰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노조간부 비리 사건 등으로 비롯된 노동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폭력사태로 인한 민주적 의사결정의 파괴와 계파갈등, 민주노총의 의사결정과 실행의 괴리 확대에 따른 내부의 냉소주의와 불신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노동계 내부의 혁신과 정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배 본부장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노동운동이 주요 사회세력으로 등장한 이후에도 노동계는 노동조합 내부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87년 이전 한국노총의 지배구조를 답습해 왔다”며 노동조합 지배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 본부장은 특히 △노조 위원장 위주의 의사결정구도 △현장에서 논의 없는 주요 의제 결정 △뿌리 깊은 기업별 노조 중심주의 △노조의 원시적 행정기능 △전문적 노하우의 축적 부재 등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파업 남발되고 성과 없이 투쟁의 피로감만 누적되는 것은, 각 계파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상층 위주의 논의 구조 때문”이라며 “민주노총의 종이호랑이화, 총파업의 희화화라는 연계고리를 끊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나 정부 주도의 사회적 대화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계가 사회적 의제나 노동계 내부의 의제를 선도적으로 제기해야 한다”며 “대기업에서 기업경제연구소, 기술연구소를 두는 것처럼, 양대노총도 노동조합의 정책활동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의 토론자로 참석한 이용범 한국노총 기획조정본부장은 “정규직 기업별 노조 중심의 87년 체제가 일반적인 가운데, 97년부터 비정규직 문제가 양대노총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고, 87·97년 체제가 혼재된 와중에 2007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전임자, 복수노조 문제가 코앞으로 닥치면서 올 한해 노사관계가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되며, 양 노총 간 조직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도 “전임자 임금 문제나 복수노조 문제는 한나라당의 고집으로 수정되지 못한 대표적인 날치기 악법 조항”이라며 “우선 각 사업장이서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산별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

출처: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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